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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김성수 PD·정이도 작가, ‘구해줘’라는 운명을 만나다

“‘구해줘’를 만난 건 정말 운명적이었던 것 같아요.”

‘사이비 종교’의 문제점을 고발하기 위해 만들어지기 시작한 OCN 드라마 ‘구해줘’는 무척이나 현실적이었고 그렇기에 더 씁쓸했다. 덕분에 ‘구해줘’는 답답함의 연속이라는 ‘고구마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게 됐고, 이는 많은 이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기도 했다.




왼쪽부터 김성수 PD 정이도 작가 / 사진=OCN왼쪽부터 김성수 PD 정이도 작가 / 사진=OCN


‘구해줘’가 리얼리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드라마를 연출한 김성수 PD의 ‘경험’에서부터 비롯됐다. 제작발표회 당시 “작품 제안을 받았을 때 거부했었지만, 저 또한 사이비 종교의 피해를 받은 바가 있었기에, 경험했던 것들을 드라마를 통해 풀어내내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한 번의 거절 끝에 ‘구해줘’의 연출을 맡게 된 김성수 PD는 이에 대해 ‘운명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냥 운명적이었던 것 같아요. 제작사 대표님께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제가 했던 말은 ‘왜 하려고 하느냐’였어요. 대본은 좋았는데, 그래서 위험해 보였죠. 대본이 안 좋으면 ‘하지마’라고 할 텐데, 그럴 수가 없더라고요. 특히 대본이 나올 당시 ‘도깨비’와 같은 드라마들이 유행할 때라 ‘요즘 시청자들이 좋아하겠느냐’부터 시작해서, ‘어떻게 창립작으로 이 드라마를 할 생각을 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어요. 그때 나온 말이 ‘시청률과 상관없이 의미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였어요. 저 역시 기존과는 다른 드라마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있었기에, 결국 연출을 하기로 결심했죠.(웃음)”

한 번의 거절 끝에 ‘구해줘’의 연출을 결심한 김성수 PD.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돌린 ‘결정적 이유’에 대해 김성수 PD는 “모든 것은 대본의 힘”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할 수 있을 법한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 대본이었어요. 영화의 경우 시간적인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드라마다보니 조금 더 딥하게 들어갈 수 있다는 매력이 있었죠. 이러한 매력들이 제가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를 누르더라고요. 여기에 제가 직접 경험하고 아는 것을 더하면 시너지 효과를 낳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대본에 대한 김성수 PD의 칭찬에 정이도 작가는 부끄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작년 8월부터 ‘구해줘’의 대본을 집필한 정이도 작가는 입봉작임에도 탄탄한 필력을 자랑하며 안방극장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구해줘’ 정이도 작가 / 사진=OCN‘구해줘’ 정이도 작가 / 사진=OCN


“작년 8월쯤에 대본을 쓰기 시작했어요. 시작은 웹툰 ‘세상속으로’였어요. 작품을 만드는 과정 속에서 ‘세상속으로’라는 좋은 웹툰을 만나게 됐고, 그렇게 ‘구해줘’가 출발했죠.”

김성수 PD가 ‘구해줘’를 운명이라고 단순히 ‘대본’ 때문만은 아니었다. 캐스팅 과정에서도 작가와 자신이 원했던 배우들로 채워졌던 것이다.

“캐스팅이 운명처럼 이뤄졌어요. 우도환도 그렇고 서예지도 그렇고 ‘운명’이라는 단어만큼 이를 잘 표현하는 단어는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서예지를 만난 과정은 진짜 운명적이었는데, 사실 서예지가 나왔던 이전의 작품들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서예지라는 배우에 대해 어떤 정보도 없었죠. 그러다 캐스팅하기 전 영화 ‘다른 길이 있다’의 포스터와 예고편을 봤는데, 그때까지 작가님과 제가 생각했던 ‘상미’가 눈앞에 있는 거예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서예지 말고 다른 캐스팅을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 우도환의 경우 부모님의 러브스토리가 좋아서 캐스팅을 했어요. 영화 ‘마스터’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러브스토리 속에서 태어난 아이는 어떤 사람일까 싶었죠. 그리고 우도환과 첫 만남에 바로 ‘동철이가 왔구나’ 싶었어요.”


김성수 PD는 우도환을 캐스팅을 하면서 ‘뜰 것’이라는 것을 100% 확신했다고 고백했다. 일단 극중 석동철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으며, 호감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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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철도 매력적이었지만, 사실 전 개인적으로 한상환(옥택연 분)이라는 캐릭터에 더 관심이 갔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상환이라는 인물을 보면 아버지와의 관계부터 시작해서, 구선원에 갇힌 임상미(서예지 분)를 구해내기까지, 내외적으로 맞닥뜨리고 있는 상황들이 많았거든요. 상환이라는 인물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그리고 본인은 어떻게 나아진 인물이 될까 궁금했어요. 단순하기 않기에 그 쪽에 더 끈적한 드라마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김성수 PD는 한상환을 연기한 옥택연에 대해 “일을 즐기고, 가수 뿐 아니라 배우로서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구해줘’ 김성수 PD / 사진=OCN‘구해줘’ 김성수 PD / 사진=OCN


“옥택연은 좋은 인성을 가지고 있는 배우에요. 군대를 가기 전까지 최선을 다해주었죠. 아이돌로 출발한 옥택연이지만 배우로서 필요한 기본적인 자세를 갖춘 친구죠. 지금도 매우 훌륭한 배우이기에, 군대에 갔다 와서 더 좋은 배우가 될 거라고 저는 확신해요.”

김성수 PD는 옥택연과 우도환, 서예지 외에도 윤유선, 박지영, 등 ‘구해줘’에 출연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유선 선배와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오래 연기를 해왔던 분들도,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이 다가 아니라는 거예요. 윤유선 선배도 새로운 것을 하시고 싶어 하셨고, 저 역시 ‘지금까지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던 윤유선의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그런 마음으로 의기투합했죠.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것이 많고, 그런 기회를 준다면 얼마든지 새로운 모습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윤유선 선배를 보면서 느꼈다. 보여주는 연기에 소름이 돋았던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어요.”

“박지영 선배가 연기했던 강은실이라은 인물은 작가님이 썼던 캐릭터 중에 가장 복잡한 캐릭터에요. 사연도 많기에, 16회 안에서 다 풀 수 없는 캐릭터이기조 했죠. 그렇기에 우리 드라마 중에 캐릭터 해석이 가장 어려운 역할이기도 했죠. 박지영 선배를 처음 만날 때부터 느낀 것은 굉장히 지적이신 분이라는 거예요. 아름다움을 뛰어넘는 지적인 아름다움이 있는 배우에요. 책도 정말 많이 보시고, 작가님과 제가 놀랄 정도로 해석 능력도 뛰어났어요. 아무리 창작자라고 해도, 인간의 본성이 들어가기에 100%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가 존재하는데, ‘구해줘’에서 강은실이 꼭 그러했어요. 대본상 강은실은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캐릭터였어요. 결국 지금의 강은실은 박지영 선배 스스로 만들어내고 찾아간 캐릭터라고 봐도 무관하죠.”

김성수 PD는 ‘구해줘’의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악역이자 교주 백정기를 연기한 조성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백정기라는 인물이 여러모로 문제 인물이기에 처음 조성하 선배에게 캐스팅 제안을 했을 때, 배우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으니 고사하시지 않을까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지금 아니면 내가 언제 교주를 해 보고, 또 언제 이렇게 하얗게 탈색하고 백구두에 하얀색 정장을 입겠어’하고 흔쾌히 응해주시더라고요. 조성하 선배 뿐 아니라 배우들 모두 선뜻 하겠다고 해 주어서 PD로서 감사했어요 “

정이도 작가 역시 ‘구해줘’와 함께 한 배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덕분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오랫동안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고, ‘구해줘’를 발판으로 해서 더 좋은 작품을 또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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