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늦게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로 인해 연간 200억리얄(약 6조1,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사우디 현지 매체들은 사우디경제협회를 인용해 여성의 운전을 금지하면서 고용해야 했던 운전기사의 월급, 취업허가증과 비자 발급 등에 쓰이는 제반 비용을 고려하면 이 정도의 추산치가 나올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사우디에서 여성의 운전을 대신하기 위해 고용된 운전기사는 138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대부분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저소득 국가 출신이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월급은 연간 330억 리얄(약 10조1,000억원)로 추산된다.
사우디 정부의 방침대로 내년 6월부터 여성이 직접 운전을 할 수 있게 되면 이들 가운데 절반 정도만 계속 직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단체는 예측했다. 사우디경제협회는 “남편이 사망하거나 이혼한 여성, (직업이 없는) 미혼 여성은 돈이 없어 외국인 운전기사를 고용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운전 허용으로 이런 경제적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여성이 전문 운전기사나 택시 운전사로 일할 수 있게 돼 직접적인 고용 효과도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한편, 여성의 운전을 허용한 사우디 정부에 대해 종교계 등 대부분의 계층이 왕명에 반대하는 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또한 사우디 리야드에 있는 누라 빈트압둘라흐만공주 여자대학은 지난달 30일 여성이 운전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