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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조성하 “가족의 사랑…삶을 지탱케 하는 맹목적인 존재”

조성하가 열연을 펼친 OCN 토일드라마 ‘구해줘’는 잘못된 것에 대한 사이비 종교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꼭 종교나 무조건적인 신봉이 아니더라도, 그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맹목적인 존재가 있을까. 이에 대해 조성하는 ‘사랑’이라고 꼽았다.

“맹목적인 사랑이 있는 곳은 바로 가족이라고 생각을 한다. ‘가족의 사랑’ 외에는 제가 딱히 다른 것은 신봉할 건 없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것도 신봉이고, 또 다른 사랑을 꼽자면 제가 사랑하는 연기가 있는 것 같다. 가족과 연기, 이 둘이 제가 계속 신봉하고 싶은 ‘사랑’이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라쏨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라쏨


이후 조성하의 가족 자랑이 이어졌다. 인터뷰 도중 걸려온 전화에 조성하는 잠시 양해를 구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통화를 이어나갔다. 전화를 끊자마자 죄송하다고 말한 조성하는 “인터뷰 도중 다른 전화는 안 받는데, 아내님에게 걸려온 전화라서 안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성하는 ‘구해줘’에서 악역을 맡았다. 과연 집에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이에 대해 조성하는 “다들 무척이나 좋아해 주더라”고 답했다.

“둘째 딸이 중2인데, 학교에서 친구들이 ‘구해줘’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말해줬다. 둘째가 어려서부터 재미있는 작품에 악역으로 나오는 분을 참 좋아했다. 주인공보다 임팩트 있는 악역을 좋아하는데, 제가 어찌 됐든 ‘구해줘’에서 악역으로 나오고 중심에 있고 그러니, 자기 스스로 아빠를 볼 때 엄청 만족스러운 것 같더라.(웃음) 전보다 저에게 하는 행동이 더 살거워졌다. 표현력이 없는 편인데 포옹도 해주고, 사인도 해달라고 부탁도 하고…아주 분위기가 좋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준 백정기에게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만족스럽다. 하하.”

자상한 아버지인 것 같다고 말을 했더니 조성하는 “그냥 허술한 아버지이다. 요구하는 것도 없고, 그냥 건강하게 잘 자라만 주었으면 한다”고 허허 웃었다.

“위생에 관한 것, 예의에 관한 것만 잘 지켜주면 잔소리도 잘 안 한다. 딸들에게 바라는 것은 크게 없고,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밝은 모습으로 하고 싶은 것들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가족에 대해 말을 하는 조성하의 얼굴에는 백정기의 모습이 아닌 자상한 아버지이자 남편의 모습만이 가득했다. 아버지로서 가족을 이끌어가는 소신이나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조성하는 “집에서 하는 건 크게 없다. 집에 나가고 들어올 때 스킨십하고, 인사하고 포옹을 한다”고 답했다.

“아주 새벽이나 밤이 아닌 이상 누가 나가거나 들어올 때 서로 맞아주고 인사한다. 인사는 생활 습관이다. 밥은 자주 같이 못 먹더라도, 무조건 잠깐이라도 나와서 눈 마주치고, 인사를 나눠야 한다.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는 순간, 서로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거기서부터 가족의 사랑이 단절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각자 사는 것이 바쁘다 보니 사랑을 나눌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인사는 기본, 최대한 가족들끼리 톡도 같이 하고, 서로 뭔가 소통할 수 있는 거리들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웃으면서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제가 살면서 가장 바라는 것 중에 하나는 가족들 모두가 되도록이면 인상 쓰지 말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거다.”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라쏨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라쏨


웃으면서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조성하의 말은 ‘구해줘’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실제로 조성하는 ‘구해줘’에서 조재윤과 ‘조브라더스’로 불리면서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장에서 조재윤, 김광규과 함께 사이사이 역공하는 ‘역공개그’를 많이 선보였다는 조성하에게 대화 속에도 위트가 많이 묻어 있다고 말했더니 “아직 웃기는 것에 있어서 배가 많이 고프다”고 진지하게 말을 했다. 덕분에 인터뷰 현장은 이내 웃음으로 물들었다.

“백정기라는 멋진 역할을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많이 준비한 만큼 모든 게 끝난 지금 마치 전쟁터에서 돌아온 싸움닭 같은 느낌이 있다. 그래도 ‘구해줘’를 연기했던 그 시간이 정이도 작가와 김성수 PD, 그리고 구선원에서 함께 연기호흡을 맞췄던 조재윤, 박지영, 정해균, 윤유선, 서예지, 그리고 촌놈 4인방 옥택연, 우도환, 이다윗, 하회정 등 모두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어 조성하는 함께 연기를 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자신과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었던 서예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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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다 뭐라고 해도, 사실 백정기 입장에서는 임상미(서예지 분)와의 관계는 ‘미녀와 야수’였다.(웃음) 서예지하고는 시작하면서 마지막까지 같이 호흡을 했고, 재미있는 장난도 많이 치면서 많이 친숙해 졌다. 잠도 안 자고 장면을 준비해 오고 연기에 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주어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 서예지 뿐 아니라 배우들 모두 정말 다들 열심히 했고, 힘든 장면들도 많았는데도 최선을 다해서 완수해줘서 감사하다.”

‘구해줘’의 마지막 장면은 한상환(옥택연 분)이 군대를 가는 것으로 장식했다. 실제로 옥택연은 ‘구해줘’를 마지막으로 군대에 현역으로 입대해 현재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시간의 여유가 생기면 면회를 갈 생각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더니 조성하는 흔쾌히 “물론”이라고 답했다.

“지인들과 같이 면회 한 번 갈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옥택연의 경우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서 그런지 시작할 때부터 마지막까지 헌신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4인방을 리드 하면서 힘들어도 힘든 티를 안 내고 열심히 하다가 입대를 했는데, 배우들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음에 더 멋진 모습으로 만나고 싶은 배우다. 인성이 훌륭한 배우이기 때문에 군대를 다녀와도 더 멋진 모습을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라쏨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라쏨


시작부터 끝까지 ‘구해줘’에서 백정기는 ‘혐오 그 자체’였다. 그 스스로 “아마 여자분들 입장에서는 제일 섬뜩한 인물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할 정도로 악역인 백정기를 훌륭히 소화해 낸 조성하는 이번 ‘구해줘’를 통해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욱 강해졌다.

“멜로에 대한 욕심이 있다. 도전할 마음의 자세가 돼 있는데, 중년의 멜로를 써 주시는 분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한 작가 분들과 감독님이 계심에도, 대부분이 20~30대 멜로에 집중해 있다. 40~50대 중년층도 두터운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깊이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아쉽다. 우리 40~50대라고 해서 사랑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20대 때와 같은 열정은 아닐지 몰라도 깊이감이 다른 차원의 사랑이 있을 텐데, 그런 작품들이 아직 까지 없다. 만약 그런 작품을 만드시면 저를 1번으로 캐스팅을 해주시면 좋겠다.(웃음) 얼마든지 달달한 로맨스를 그릴 자신 있다.”

중년의 멜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을 하자 조성하는 “4~50대도 성장을 안 하는 건 아니고, 세상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고 말을 했다.

“부부간의 권태기를 지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이 있을 수 있고, 50대가 돼도 총각일 수 있고…경우의 수는 엄청나게 많다. 그런 것들을 얼마만큼 찾아서 디테일하게 만들어주느냐가 작가의 몫인데, 그런 것들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그동안 드라마 속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 이야기도 좋지만, 우리의 가슴을 쓰다듬어 줄 수 있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중년의 멜로에 대해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나이가 먹어도 사랑을 모르거나, 비뚤어진 사랑을 하는 이들도 많다. 욕구해소가 사랑의 전부라고 아시는 분들도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짚어주고 싶다.”

중년의 멜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한 조성하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만난다는 기쁨과 생각하기 힘든 어려운 것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났다는 것이 행운이다. 이를 토대로 더 많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며 드라마의 다양성에 대한 생각까지 전했다. 이렇듯 ‘구해줘’는 조성하에게 있어 많은 것을 전해준 작품이었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백정기가 부활하거나 비슷한 사람으로 다시 출연하고 싶을 정도로 ‘구해줘’에 대한 조성하의 애정은 작지 않았다.

“가장 좋은 것으로 좋은 배우들과 좋은 훌륭한 PD, 처음이지만 멋지게 마무리 해준 작가와의 합이 가장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오랫동안 잊지 못할 작품이 될 것 같다. 이를 발판으로 더 좋은 작품 그리고 좋은 역할을 또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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