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대출받아 집 산 다주택자 빚은 2억2,000만원, 소득은 4,400만원

집값 하락이나 시중 유동성 축소 때 연체 위험 높아

빚내서 집 산 사람 5명 중 1명은 다주택자…빚 규모 292조

8·2 부동산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재건축 호재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주택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중개업소 시세판./연합뉴스8·2 부동산 대책 이후 안정세를 보이는 듯하던 서울 아파트값이 재건축 호재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추석 연휴 이후 주택시장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 상가 내 부동산중개업소 시세판./연합뉴스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집을 산 주택담보대출 보유자 5명 중 1명은 주택담보대출이 2건 이상인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다주택자들의 대출은 1인당 2억2,000만원씩 모두 29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차주 중 44%는 추가로 신용대출까지 받은 ‘다중채무자’였다. 이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거나 시중 유동성이 악화할 경우 연체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신용정보회사인 나이스(NICE)평가정보 제출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말 현재 은행·보험사·여신전문회사·저축은행·대부업체 등 전 금융권의 개인 명의 주택담보대출 보유자 622만명 중 2건 이상 보유자는 21.2%인 132만930명에 달했다. 사업자대출 보유자는 제외했다. 빚을 내 집을 산 사람 5명 중 1명은 다주택자인 셈이다.

전체 가계대출 보유자 1,857만명 중 2건 이상 주담대 보유자는 7.1%를 차지했다. 이들이 받은 가계대출 1,436조원 중 주택담보대출은 938조원으로 65.3%를 차지했다.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은 20.3%인 292조원이었다.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 보유자의 1인당 평균 부채규모는 2억2,094만원, 1인당 평균 연소득은 4,403만원, 1인당 연평균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2,755만원으로 추산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2.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DSR는 연간추정원리금상환액을 연간추정소득금액으로 나눠 구한다.


DSR가 100%를 넘어서면 연간 벌어들인 돈을 모두 들여도 원리금 상환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정부는 2019년부터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줄 때 DSR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현행 기준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시보다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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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을 2건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대부분 40대(32.9%)나 50대(29.9%)로, 연간소득은 3,000만원이상~6,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60.8%로 가장 많았다. 신용등급은 1∼3등급이 75.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3건 이상 보유자는 5.0%인 31만여명에 달했다. 이들의 1인당 평균 부채규모는 2억9,195만원, 1인당 평균 연소득은 4,528만원, 1인당 연평균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3,632만원에 달해 DSR가 80.2%로 치솟았다.

주택담보대출 보유건수가 많을수록 1인당 부채규모가 커지고, DSR도 상승했다. 1인당 부채는 1건 보유자는 1억3,182만원인 반면 11건 이상 보유자는 10억7,911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1인당 평균연소득은 1건 보유자가 4,136만원, 11건 이상 보유자는 5,011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정세균 국회의장실은 “보유한 주택수가 많아질수록 빚은 크게 느는데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다는 것은 ‘갭투자’를 통해 늘어난 빚부담을 전세금으로 메꾸거나 월세나 임대소득으로 갚는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갭 투자는 적은 돈을 들여 전세를 끼고 집을 사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다.

특히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동시에 신용대출(비주택담보대출)까지 보유한 ‘다중 채무자’는 전체의 44%인 58만1,829명에 달했다. 카드론 보유자는 13.7%, 저축은행 신용대출 보유자는 2.2%, 대부업 대출 보유자는 1.7%였다. 이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받지 못했거나 다른 대출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고금리인 신용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개인 소득이나 신용도에 비해 빚을 많이 졌다는 뜻으로 기준금리 인상이나 시중 유동성 축소, 집값 하락 등의 위험에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2건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동시에 신용대출을 보유한 다중채무자의 1인당 부채는 2억7,769만원으로 올라가며, DSR도 80.6%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이 3건 이상이면서 신용대출이나 카드론 등을 보유한 경우 DSR가 100%를 넘어서면서 연체위험은 더욱 상승한다.

정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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