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개최된 ‘글로벌 상장지수상품(ETP) 컨퍼런스 서울’이 올해로 여덟 돌을 맞이했다. 특히 올해는 시장 개설 3년 차인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을 포함해 한국 ETP(ETF·ETN)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다양한 국내외 기관, 업계 종사자 600여명이 참석했고 ‘미발굴 틈새시장 발굴과 전통적 전략 재해석’이라는 주제로 통찰력 넘치는 발표와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한국의 ETF 시장은 개설 8년이 지난 후 자산규모는 30조원에 달하고 상장종목수가 300개를 넘어서며 아시아 대표 ETP 시장으로 성장했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펀드라고 보면 된다. 주식처럼 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는데 매도 시 증권거래세가 면제되고 일반 펀드보다 수수료는 싼 편이라 주식과 펀드의 장점만 갖췄다. 종류도 다양해 자산 배분에 적합하다. 시장 지수, 산업별, 섹터별, 대형주, 중소형주뿐 아니라 금·원유·원자재 등 상품 선물에도 투자할 수 있다. 또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레버리지 ETF를 비롯해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도 있어 시장의 양방향성을 이용한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ETF 시장은 현재 302개 종목, 29조2,34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발전했다.
투자 패러다임도 공격적인 액티브 투자보다 안정적인 패시브 투자로 변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는 안정적 수요기반 확보를 위해 향후 ETP가 퇴직연금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편입되도록 할 예정이다.
한국 ETP 시장이 빠른 속도로 양적 성장을 이룬 만큼 이제는 질적 성장을 위해 그간의 성과를 되돌아보고 ETP 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먼저 다양한 투자수요에 맞춘 글로벌 섹터·전략지수 상품과 해외 유수의 ETF 국내 상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우리 ETP 시장은 여전히 소수 종목에만 거래가 집중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저유동성 종목의 유동성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다. 셋째, 공시제도 개선 등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교육도 더욱 활발히 전개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의 ETP 시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꾸준히 기관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할 것이다. 이번 ‘글로벌 ETP 컨퍼런스 서울’은 한국 ETP 시장에 대한 높아진 관심과 위상을 재확인한 계기였다. 앞으로 더욱 견실한 투자자 보호와 안정적인 시장관리를 통해 ETP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실현할 것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