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중소보험, 대주주 증자 원하지만...

대주주들 여력 크지 않고

시장포화, 실적 개선도 난망


새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재무건전성 기준 강화로 자본 적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MG손해보험과 현대라이프 등 중소보험사들이 잇따라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후순위채권 발행 등으로는 부담이 커 대주주에 손을 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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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업계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의 대주주 격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이달 중 임시 이사회를 열어 MG손보에 유상증자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MG손보의 지분 93.93%를 소유한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 사실상 대주주다. MG손보는 4년 연속 적자로 지급여력(RBC) 비율이 금융 당국 권고치인 150%를 훨씬 밑도는 121.36%(6월 말 현재)로 떨어져 생존의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자체 자본 적정성을 강화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MG손보 대규모 증자에 나설 가능성은 미지수다.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지금까지 MG손보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투입한 자금만 2,500억원이 넘는데다 추가 자금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지원이 없으면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이 업계 최저인 MG손보는 상품판매 채널 제한 등 당장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어 모른 척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부에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경험도 없는 보험업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실책이었는데 MG손보의 경영을 방치할 경우 경영진 책임론이 불거지기 때문에 이를 의식해 1,000억원의 추가 증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대주주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수혈’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연내 5,000억원 이상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2012년 현대차그룹에 계열사로 편입된 후 영업적자가 계속 쌓이자 지난달 전 직원의 30%가량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내고 점포 수를 기존 75개에서 10여개로 대폭 통폐합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만큼 유상증자 규모와 시기는 유동적이라는 분석이다. KDB생명도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증자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KDB생명의 RBC 비율은 6월 말 현재 128.04%로 금융 당국의 권고 기준을 맞추려면 최소한 2,0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산은이 증자에 나설지 아니면 신규로 외부투자를 유치할지 등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인데다 중소보험사의 경우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이 오히려 맨파워를 약하게 만들어 시장 탈환에 어려움을 겪는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대주주가 증자에 나서지만 실적 개선 등이 어려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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