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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잡이에 나선 중국 구이저우성

두 마리 토끼잡이에 나선 중국 구이저우성

전통산업인 농업과 신산업 빅데이터 분야 조화로운 성장으로 지방정부 성장률 상위 3위권 도약

한중일 3농포럼 등 통해 농업분야 지속 성장 노력

성장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중국에서 전통 산업인 농업과 차세대 신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빅데이터 산업의 조화로운 발전을 꾀하는 구이저우성의 신성장 모델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이틀간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신세계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지방정부 3농포럼’에서 한·중·일 지방정부 관계자들과 농업 분야 관계자 등 400여명은 인터넷과 모바일 혁명이 진행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농업의 미래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이날 포럼은 성장 둔화 속에서 인터넷과 정보통신 분야가 새로운 미래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시대에 전통 산업인 농업 분야가 지역과 국가 경제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해법을 찾는 자리다.


올해 3회째인 한중일 3농(농업·농촌·농민) 포럼은 지난 2015년 한국 충남에서 제1회 포럼을 시작으로 지난 2016년 일본 시즈오카현을 거쳐 올해는 산지 농업과 녹색 농업을 주제로 구이저우성에서 열렸다. 올해 구이저우성 포럼에는 한국 측 대표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직접 참가해 중국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첫 날 개막식에서 선이친 구이저우성 대리성장은 “3농 포럼의 자리가 3국 지방정부의 상호 교류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협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례적으로 15분 가까이 진행된 개막식 연설에서 “한·중·일 3국은 거대 다국적 곡물 기업의 식량 무기화에 대항해 농업과 농촌, 농민이 함께 공존하고 생물 문화 역사의 다양성을 지키면서 농촌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공통의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 불참한 쑨즈강 구이저우성 당서기는 전날 안 지사와 만찬을 갖고 안 지사와 지속가능한 생태 보전과 농업 농촌 농민의 공동 발전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구이저우성 구이양 신세계 호텔에서  열린 ‘2017 한중일 지방정부 3농포럼’ 개막식에서 선이친 구이저우성 대리성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구이양=홍병문 특파원.지난달 17일 구이저우성 구이양 신세계 호텔에서 열린 ‘2017 한중일 지방정부 3농포럼’ 개막식에서 선이친 구이저우성 대리성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구이양=홍병문 특파원.





구이저우성은 최근 몇 년간 농업 분야 뿐 아니라 빅데이터 산업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중국의 이른바 빅데이터 수도로 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4월 세계 최초로 빅 데이터 거래소를 설립했고 올해는 애플이 구이저우성에 데이터센터 설립을 발표하기도 했다. 뚜렷한 공업 기반이 없는 구이저우 성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전기료가 싸고 온도·습도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기후 조건 등에 힘입어 빅데이터 산업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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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구이저우성이 충칭시와 더불어 중국에서 최근 수년간 두 자릿수 성장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빅데이터 산업의 힘을 지목하고 있다. 3차 산업 경쟁력에서는 동부 연안 도시에 밀렸던 구이저우성은 전통 산업인 농업에 더해 빅데이터 등 4차 산업을 성장의 양축으로 내세워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 속도를 일궈내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오리·물고기를 함께 키우는 구이저우의 친환경 논에서 한 주민이 손으로 잡은 물고기를 보여주고 있다./구이저우=홍병문 특파원오리·물고기를 함께 키우는 구이저우의 친환경 논에서 한 주민이 손으로 잡은 물고기를 보여주고 있다./구이저우=홍병문 특파원


실제로 이같은 구이저우성의 중장기 성장 전략은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구이저우 성의 적극적인 데이터산업 지원 정책에 힘입어 이미 퀄컴, 아마존, 바이두, 애플 등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구이저우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거나 신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마이클 델 델컴퓨터 회장은 지난해 구이저우성에서 열린 빅데이터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미국에서 정보기술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과거 30~60%에 달했는데 이제 그와 같은 모습이 중국에서도 재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방 가운데 한 곳이었던 구이저우성이 중국의 성장률을 견인하는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중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6.9%로 2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제조업이 쇠퇴하는 동안 구이저우는 빅데이터 분야에 집중 투자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일궈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열린 구이저우성 빅데이터 엑스포 행사/자료=KOTRA지난해 열린 구이저우성 빅데이터 엑스포 행사/자료=KOTRA


중국 시진핑 지도부의 적극적인 구이저우성 지원도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올 4월 중국 구이저우성은 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대)에 참석할 대표를 뽑는 전체회의를 열어 표결로 시 주석을 선출했다. 지난 5년간의 18기 체제에서 상하이 대표로 활동해왔던 시 주석은 19기 동안에는 구이저우 대표 신분으로 당정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외교가에서는 시 주석의 구이저우 선택에 대해 중서부의 낙후 지역인 구이저우의 빈곤 퇴치 사업에 대한 관심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신화통신은 당 간부를 인용해 “시 주석이 구이저우 대표로 출마한 것은 빈곤퇴치 등 중대 국가발전 전략을 추진하려는 뜻이 담겨있다”고 전했다. 구이저우성은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3,247위안(약 565만 1900원)으로 31개 지방 성 ·시·자치구 가운데 하위 3위권이었지만 성장률 부문에서는 올 2분기까지 26분기 연속 상위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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