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노동당 창건기념일인 10일 미국 본토에 도달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러시아 의원이 9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이달 2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한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소속 안톤 모로조프 의원은 이날 “방북 당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시험 발사할 미사일의 유형과 사거리에 관해 얘기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북한이 발사할 미사일이 개량된 엔진을 장착한 더 진전된 ICBM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로조프 의원의 발언을 종합할 때 북한이 시험 발사할 수 있는 미사일은 앞서 7월에 발사했던 ICBM급 ‘화성-14형’일 가능성이 높다. 화성-14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1만km가 넘어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로조프는 북한 측이 구체적 날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북한 노동당창건 기념일에 발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북한 측은 새로운 미사일 시험 발사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전 포고’적 유엔 발언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고 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칭하면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군사옵션 가능성을 암시했다. 이후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을 ‘선전 포고’로 규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초강경 대응 조치 단행을 고려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는 호전적 발언으로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는 미국과 북한에 대해 자제를 거듭 촉구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9일 “한반도 문제와 관련된 모든 당사국이 자제력을 유지하고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보를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유리 우샤코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도 “냉정과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우리의 입장은 여전히 테이블에 남아있다”며 “러시아와 중국이 함께 제안한 ‘로드맵’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임우철 인턴기자 dncjf845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