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韓 '행복수명' 74.6세..."선진국 비해 노후준비 부족"

생보사회공헌위 5개국 조사

독일 77.5세로 가장 높아

한국인의 ‘행복수명’이 주요 선진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행복수명은 은퇴자금, 건강, 주변인과의 관계 등을 포괄해 노년층 삶의 질 수준을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와 서울대 노년·은퇴설계연구소가 개발한 지표다. 위원회는 10월10일을 ‘행복수명데이’로 지정해 해마다 노후 준비 상황을 스스로 점검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10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에 따르면 한국인의 행복수명은 평균 74.6세로 조사 대상 5개국 중 가장 낮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74세 이후 건강과 돈 문제 때문에 곤란을 겪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나라별로 보면 독일이 77.5세로 가장 높았고 영국과 미국이 각각 76.6세, 일본 75.3세로 뒤를 이었다.

행복수명과 기대수명의 차이도 컸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1세인 데 비해 행복수명은 74.6세에 불과해 8년가량을 노후 준비 ‘사각지대’에서 보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과 행복수명의 차이는 독일이 4.2년으로 가장 짧았고 미국(4.3년) 독일(5.7년) 일본(9.5년) 등이었다.


최현자 서울대 교수는 “한국은 5개국 가운데 행복수명이 가장 짧고 재무·비재무적 요인 모두에서 노후 준비 상태가 미흡하다”며 “특히 선진국에 비해 부족한 금융·연금 자산을 늘려 안정적 노후 소득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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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인의 부동산 자산은 평균 4만달러로 5개국 중 가장 높았지만 금융자산(5만4,000달러)과 월 예상 연금수령액(756달러)은 모두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한국인의 예상 중증질환 치료·간병비는 평균 1만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돼 의료비 부담 증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수창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장은 “행복수명 국제비교 연구를 통해 한국 노후준비 수준의 현 위치를 진단할 수 있다”며 “10월10일 행복수명데이를 계기로 국민들이 노후 준비 상태에 대해 객관적으로 점검해 대비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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