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잠잠했던 北, 안도한 증시] '연휴 효과'에 어닝시즌 겹쳐...외국인 올들어 최대 순매수

호실적 예상 IT 중심 '바이코리아'

글로벌증시 훈풍도 호재로 작용

CDS프리미엄·환율까지 안정세

코스피 추가 상승 모멘텀 기대

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0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1.64% 오른 2,433.81을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세전광판 앞에서 거래소 직원이 통화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추석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0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1.64% 오른 2,433.81을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시세전광판 앞에서 거래소 직원이 통화를 하고 있다. /권욱기자




외국인투자가들은 북한 리스크보다는 기업 실적에 승부를 걸었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인 10일 시장 마감 전까지 별다른 추가 도발이 나타나지 않자 외국인들의 순매수세는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개장과 동시에 IT 업종 위주로 사들이며 바이코리아에 나섰다. 북한 리스크 탓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던 외국인들이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를 등에 업고 추가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주된 대상은 역시 실적 기대치가 높은 종목들이다. 전문가들은 ‘연휴 후 효과’가 ‘실적 시즌 효과’로 이어지면서 당분간 IT·금융 업종의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경 펠로인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휴 기간 거래가 이뤄지지 못할 때 악재가 쌓이면 첫 거래일에 지수가 폭락하는 반면 호재가 쌓이면 지수가 급등한다”며 “10일 한국 증시의 상승세는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라고 분석했다.






10일 하루 외국인투자가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8,192억원. 올 들어 최고치다. 연휴 기간 글로벌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는 동안 눌려 있던 수요가 연휴 후 증시 개장 첫날 한꺼번에 반영됐다. 주요 매수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순매수 금액 2,542억원), SK하이닉스(000660)(822억원), 현대차(005380)(562억원), 삼성SDI(006400)(429억원), SK이노베이션(096770)(416억원), LG화학(051910)(345억원) 순이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 업종과 정유·화학주로 자금이 몰렸다.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은 각각 3,104억원, 5,615억원 규모로 순매도하며 외국인투자가와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의 순매수 금액은 기존 올해 최고치인 3월2일(6,819억원)보다도 1,000억원 이상 더 많다. 당시 코스피는 연초 들어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2,100에 아직 못 미쳤지만 외국인 매수세가 기폭제가 돼 상승폭을 넓혀가며 4개월 후인 지난 7월 2,450선까지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들의 이날 매수세가 향후 코스피 상승을 위한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앞으로의 상승세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북한 리스크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환율이 안정을 찾고 있는데다 수출 등 경제 지표도 좋다”며 “충분히 추가적인 상승 흐름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증시에 호재가 잇따르면서 외국인들도 주식을 더 보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실적 시즌이 끝날 때까지 IT를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다. 상장사들은 이날 LG전자(066570)를 필두로 잇따라 3·4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규모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승세를 주도할 IT 이외의 업종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 역시 “IT 이외의 업종으로도 상승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 외에 구체적인 관측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0일 현재 시가총액 1·2위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비중은 약 30%에 달한다. 두 종목의 등락에 따라 코스피 지수도 출렁일 수밖에 없어 한계로 지목된다. 코스닥으로의 상승세 확산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코스닥은 이날 654.59에 장을 마치며 전일 대비 0.27% 오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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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휴 전 이어졌던 채권시장의 외국인 매도 공세가 멈출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날 국내 채권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의 자금 회수가 다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2bp(1bp=0.01%포인트) 오른 1.930%를 기록했다.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채권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국고채 1년물 금리는 1.549%로 2.0bp, 5년물은 2.133%로 4.3bp, 10년물은 2.414%로 3.5bp 뛰었다. 다만 단기물인 CD와 CP 91일 물은 1.38%와 1.58%로 전 거래일과 같았다.

지난달 26일부터 사흘간 외국인은 국내 채권시장에서 3조709억원을 순매도하며 본격적인 원화자산 축소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순매수세를 확대한 것은 연휴 기간 신흥국 주식에 대한 수요를 채운 것이라며 아직 북한 리스크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고 경고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남아 있는 북한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미 달러화의 강세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적극적인 국내 채권 매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주희·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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