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출시한 자동차 대출 상품 ‘신한 마이카(My Car) 대출’ 신규 금액이 4조원(누적 기준)을 돌파했다. 2010년 출시된 신한MyCar대출은 자동차할부 금융 시장의 각종 수수료를 없애고 모바일을 통한 접근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올해만 신규 금액 1조원을 넘어섰다.
신한은행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은 일제히 자동차 대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다른 은행들도 본격적으로 자동차 대출 상품을 내놓고 마케팅도 강화하면서 자동차 대출을 늘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은행 방문 없이도 자동차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전용 ‘KB 모바일 매직카 대출’을 출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6월 자동차를 살 때 필요자금의 120%까지 최대 1억5천만원을 빌려주는 ‘1Q오토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았다. 우리은행(000030)은 지난달 ‘우리 카 행복대출’과 ‘위비 모바일 오토론’의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늘리고 차량 가격의 110%까지 대출해주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는 각종 사고 위험이 있다 보니 담보물로는 리스크가 커 은행보다는 캐피털 회사 등 2금융권에서 주로 취급하던 시장이었다.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담보물로의 위험이 줄어들었고 정부 규제로 가장 큰 대출 시장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줄어들면서 새로운 시장이 필요하게 되자 은행들이 치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전체 자동차 대출 시장은 지난 3월 기준 66조원에 달한다.
은행들이 자동차 대출로 눈길을 돌리자 캐피털사와 카드사들의 마음도 급해졌다. 캐피털사나 카드사 상품들은 금리 면에서는 은행들을 이길 수 없고 과거 은행 자동차 대출은 은행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 대출이 진화하면서 편리성에서도 캐피털사에 버금가게 됐다. 이 때문에 캐피털사는 중고차 가격 정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캐피털사가 직영 판매 방식으로 중고차에 대한 각종 사고 이력 조회나 차량 품질 등을 직접 보증해주고 허위 매물 피해도 예방해주는 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선 것이다. 실제 KB캐피탈은 지난해 중고차 매매 사이트인 ‘KB차차차’를 열었으며 신한카드도 지난 2월 ‘신한카드 차투차’를 개설했다.
업계 입장에서는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지만 고객에게는 선택의 폭이 커졌다는 점에서 이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2금융뿐 아니라 1금융에서도 자동차 담보 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에 따라 각종 할인 서비스나 다양한 상품 라인, 편리성 등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