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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이슈] 하비 웨인스타인 성추행 파문…콜린 퍼스·버락 오바마도 나섰다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행이 수십 년 만에 폭로됐다. 영화 관계자를 비롯한 미국 연예계는 그에게서 일제히 등을 돌렸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지난 5일 성폭력 피해 여성 8명의 인터뷰를 내보냈다. 보도된 바에 따르면 웨인스타인은 30여 년 동안 영화계 거물이라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여성 배우 및 직원들에게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콜린 퍼스/사진=오바마 SNS, 서경스타 DB버락 오바마, 콜린 퍼스/사진=오바마 SNS, 서경스타 DB


웨인스타인은 1979년 형제인 밥 웨인스타인과 미라맥스 스튜디오를 설립한 유명 프로듀서다. ‘펄프 픽션’, ‘굿 윌 헌팅’, ‘갱스 오브 뉴욕’ 등을 제작·배급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2005년 미라맥스를 매각하고 웨인스타인 컴퍼니를 설립한 후에도 그의 영향력은 여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여성들을 호텔 방에 불러들였다. 나체인 상태로 마사지 등을 요구하거나 심지어는 음란 행위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로 인해 1990년부터 2015년까지 최소 8명의 피해 여성과 합의 했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인 배우 애슐리 쥬드는 영화 ‘키스 더 걸’ 촬영 당시 웨이스타인이 자신을 불러 마사지를 해줄 것인지 샤워하는 것을 지켜볼 것인지 물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이탈리아 모델 암브라 바틸라나, 회사 직원 오코너 등이 폭로에 동참했다.

할리우드 스타 안젤리나 졸리와 기네스 팰트로도 성추행의 피해자였다. 안젤리나 졸리는 1998년 영화 ‘라스트 타임’에 출연할 때 웨인스타인의 부름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이후 그와 일하지 않기로 결심했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에 대해 경고했다고 말했다.

기네스 팰트로는 영화 ‘엠마’의 주연으로 캐스팅됐을 때 웨인스타인에게 마사지를 요구받았다고 밝혔다. 당시 남자친구인 브래드 피트에게 이 사실을 알리며 사건은 마무리 됐으나, 하비 웨인스타인은 기네스 팰트로에게 다른 사람에게 말을 전하지 말라고 위협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후 웨인스타인은 자신이 공동 설립한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웨인스타인 컴퍼니 이사회는 뉴욕타임스 보도 3일 만에 웨인스타인을 해고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웨인스타인의 아내인 조지나 채프먼도 웨인스타인과 이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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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배우들은 앞 다투어 웨인스타인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메릴 스트립은 웨인스타인의 행동에 대해 끔찍하고 경악스러운 소식이라고 비판하는 동시에 성추행 사실을 알린 여성들을 영웅이라 일컬었다. 지속적으로 감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미국 배우-텔레비전 라디오 예술인 조합에서도 성명을 냈다. 웨인스타인을 비판하고 피해 여성의 용기와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칭찬했다. 이외 케이트 윈슬렛, 맨디 무어, 클로이 모레츠 등 상당수의 여성 배우들이 웨인스타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마크 러팔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콜린 퍼스 등도 웨인스타인을 비난하고 피해 여성을 응원했다. 콜린 퍼스는 “내가 그의 지지를 받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메스꺼웠다”며 “여성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이것이 다른 곳에서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비 웨인스타인은 평소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했기에 이번 파문의 여파가 더욱 크다. 여성 성폭행 피해자 변호사의 이야기를 영화로 제작했으며 페미니즘 운동에 기부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다. 이를 지켜봤던 동료 배우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앞서 하비 웨인스타인을 옹호하고 그의 성추행 사실을 덮어줬다고 지목당한 배우 맷 데이먼과 조지 클루니는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들은 웨인스타인이 성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이 같은 일이 더 이상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해명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웨인스타인에 대해 언급했다. 오바마는 “웨인스타인의 기사를 보고 역겨움을 느꼈다”고 표현하며 부와 지위에 상관없이 비난받아야 마땅하며, 소녀에게 힘을 주고 소년에게 존중을 가르쳐 이 같은 일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웨인스타인은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를 최초로 폭로한 뉴욕타임스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를 향한 분노의 시선은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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