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 중인 ‘위기 청소년’ 56%가 성 매개 질환에 걸려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12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2014년 국내 청소년보호센터와 보호관찰소에서 보호관찰 중인 12∼19세 청소년 237명(남 208명, 여 29명)을 대상으로 성병 유병률과 위험요인을 조사한 결과를 전했다. 보호관찰은 범죄자를 교도소 등에 구금하는 대신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지도·감독을 받아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의학회지(JKMS)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전체 조사 대상 위기 청소년 중 64.1%(152명)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성관계 때 콘돔을 사용한 경우는 27.6%(42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소변검사에서 전체의 56.1%(133명)가 1개 이상의 성병균에, 35.5%(54명)가 2개 이상의 성병균에 감염된 것으로 분석됐다. 3개 이상과 4개 이상 감염된 경우도 각각 9.2%(14명), 3.3%(5명)에 달했다. 검출된 성병균 중에는 유레아플라스마 파붐(U. parvum)이 24.1%(57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마이코플라스마 호미니스(M. hominis) 17.3%(41명),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C. trachomatis) 13.9%(33명), 트리코모나스(T. vaginalis) 0.8%(2명) 등 순이었다.
‘비임균성’으로 분류되는 이들 균은 소변을 배출하는 요도에 염증을 일으켜 배뇨 시 통증, 요도 작열감, 요도 분비물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혈뇨를 동반하기도 한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전립선염, 부고환염, 고환염, 골반염,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클라미디아 등의 성병균은 산모에게 자연 유산이나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기 치료가 필수적이다. 전통적인 성병으로 꼽히는 ‘임질균’은 1.7%(4명)에서만 검출됐다. 매독 유병률은 0.8%(2명)였고 에이즈를 유발하는 HIV 감염 사례는 없었다.
이 교수는 “위기 청소년들 상당수가 성병에 걸린 줄도 모른 채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문제”라며 “국내에서도 청소년 시기의 성관계가 증가하고 이에 따른 성병 감염위험도 커지는 만큼 청소년 성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