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美 환경운동가 셸렌버거 "케냐, 한국원전 대신 러로 선회"

"탈원전 정책으로 신뢰도 뚝

대통령이 현대차 위험하다면

아무도 타지 않을 것" 빗대

미국의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렌버거가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미국의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렌버거가 1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우수성을 강조해온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마이클 셸렌버거가 “한국 원전 수입을 추진해온 케냐가 한국 정부의 탈원전 발표 이후 러시아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의 섣부른 탈(脫)원전 정책이 한국 원전 기술에 대한 신뢰도와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경고다.


셸렌버거는 1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주 케냐와 영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라며 “케냐는 한국 대신 러시아에서 원전을 수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고 영국도 (한국 원전 발주를) 재고하겠다고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는 2033년까지 4,000㎿ 규모의 신규 원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케냐 정부는 지난해 우리 원전산업을 시찰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한국 원전 수입에 높은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영국 정부도 21조원 규모의 원전 건설 사업에 한국형 원전 모델(APR-1400)을 채택하기로 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하지만 셸렌버거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 원전의 수출길도 막힐 위험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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셸렌버거는 “한국 정부에서 탈원전 발표를 하면서 한국 원전 기술과 수출력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며 자동차에 빗대어 “한국 대통령이 현대자동차가 위험하다고 하면 아무도 현대자동차를 타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영국이 발주하려던 APR-1400은 20일 건설 중단 여부가 결정되는 신고리 5·6호기 모델이다.

셸렌버거는 지난 2008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선정 ‘환경의 영웅(Hero of the environment)’으로 뽑힌 환경정책 전문가다. 원전의 친환경성과 안전성을 주장하며 10년 넘게 원전 폐쇄 반대 운동을 펴온 ‘찬핵’ 환경론자로서 한국의 탈원전 기조에 꾸준히 우려를 표해왔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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