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 후보로 ‘매파(긴축 선호)’ 성향의 제롬 파월 연준 이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케빈 워시 전 이사와 ‘2파전’으로 압축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두 유력 후보 모두 내년 2월 임기를 마치는 재닛 옐런 의장보다 매파 성향을 보여 내년 이후 긴축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차기 연준 의장으로 파월 이사를 강력 추천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므누신 장관은 파월 이사를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의 입김이 미칠 수 있는 안전한 선택으로 그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원인 파월 이사는 조지 H 부시 행정부 시절 재무부에서 일한 뒤 지난 2012년 연준 이사진에 합류했다.
얼마 전까지 가장 강력한 후보로 지목돼온 워시 전 이사를 제치고 파월 이사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안전한 선택”을 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둘 다 옐런 의장에 비해 매파적이지만 워시 전 이사는 파월 이사보다 훨씬 강한 긴축 성향을 갖고 있다. 투자은행 제퍼리스의 수석연구원인 워드 매카시는 “파월이 가장 이치에 맞는 카드”라면서 “그는 변화를 상징하면서도 부분적인 연속성을 지킬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분더리히증권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아트 호건도 “워시는 다소 분란꾼에 가깝다”며 파월 낙점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인을 선택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이달 중 차기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다.
한편 연준이 이날 발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최근 물가 둔화에도 다수의 연준 위원들은 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들은 실업률이 4% 초반대까지 떨어지는 등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황에서 금리 인상을 지연할 경우 원하지 않는 경제 과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급격한 물가 상승이 발생하면 자산가격에 거품이 끼면서 금융시장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고 있다는 신호를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를 올려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하비’ 등 허리케인 여파와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앞으로 나올 물가지표에 대한 해석이 한층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