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8일 2,000선을 돌파한 후 증시는 화려하게 부활했지만 차익은 대부분 달러로 바뀌어졌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매몰차게 한국을 떠났던 외국인은 이듬해 돌아올 때 삼성전자 등 대형주의 비중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20년 동안 외국인에게 330조원의 시세차익을 안겨줬다. 1997년 이후 삼성전자가 지난해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264조원)보다 많다. 외국인은 환란 20년 동안 증시를 통해 산업과 금융자본을 파고들었다. 1998년 25.45%에 불과했던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68.51%까지 높아졌고 포스코는 30%에서 55.28%로 증가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발목을 잡았던 헤지펀드 엘리엇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외국인이 자본시장을 주무르는 동안 증권시장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공매도에 치이고 미공개정보·유사수신 등으로 1,000조원이 넘는 부동자금은 증시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한 첫발인 초대형 IB 정책도 업권 간 형평성 문제와 시스템 우려 논쟁으로 출범도 하기 전에 좌초 위기다. /김현수 증권부장 hs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