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끈기’나 ‘인내’가 타고난 성향도 있지만 ‘학습’도 한몫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생후 13개월부터 18개월까지 유아 182명을 대상으로 행동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아이들이 어른의 행동을 거울삼아 끈기나 인내를 배운다는 결과를 얻어냈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연구진은 유아들은 세 그룹으로 나누고 어른의 행동을 그룹마다 다르게 보여줬다. 첫번째 그룹(74명)에서는 어른이 30초간 작은 박스에서 장난감을 꺼내려 애쓰거나 고리에서 장난감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했다. 둘째 그룹(74명)에서도 박스나 고리에서 장난감을 빼내는 행동을 보여줬는데 아무런 노력없이 쉽게 성공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세번째 그룹(34명)에서는 어른이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연구진은 각 그룹 유아들의 끈기 수준을 장난감을 활용해 측정했다. 장난감 버튼을 누르면 음악이 나올 것 같지만 사실은 기능이 없는 상황이다. 노력하는 어른의 행동을 본 첫째 그룹 유아들은 음악을 틀기 위해 버튼을 누른 횟수가 평균 40여 회가 됐다. 반면 다른 그룹 아이들은 이의 절반 수준인 20여 회만 버튼을 눌렀다. 첫째 그룹에 속한 유아들이 다른 유아들에 비해 끈기 성향이 더 높다는 것을 시사한 셈이다.
연구에 참여한 이유나 연구원(MIT 뇌인지과학과 4학년)은 “흔히 끈기나 인내는 타고난 성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런 것도 학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유아들은 부모의 행동 등 주변 상황을 유심히 관찰하고, 여기서 얻은 정보를 행동에 반영하는 등 능동적으로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실험에 참가한 유아들이 단순히 어른의 행동을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노력의 가치’를 배워 새로운 놀이에 적용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