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시진핑 집권2기 개막]마오쩌둥 반열 오른 '習황제'...'주석직 부활'로 3연임 시동걸듯

<상>막오른 시진핑 절대권력 시대

7중전회서 지배체제 강화내용 담긴 수정안 채택

'비서실장' 리잔수·'정권 나팔수' 친민얼 충칭시 서기 등

정치국 상무위원에 최측근 대거 등용...절대권력 공식화







중국 공산당이 지난 14일 시진핑 집권 1기를 결산하는 18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8기 7중전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당장(당헌) 수정안을 채택했다. 7중전회 결과를 담은 공보에는 당장 개정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지만 중국 매체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수정될 당장에 치국이정(治國理政·국가통치)이라는 시진핑의 철학이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시진핑을 이을 차세대 유력 최고지도자 후보였던 쑨정차이 전 충칭시 서기의 당적박탈 조치가 이번 당대회에서 추인되면서 시 주석이 자신의 측근인 시자쥔으로 향후 지도부를 채우겠다는 의지도 공식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 주석 집권 2기의 막을 여는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는 당 장악력을 한층 강화한 시 주석이 마오쩌둥에 버금가는 절대권력자의 지위를 공식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진타오 전 주석에게서 시 주석이 당 총서기직을 물려받았던 2012년 18차 당대회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는 시 주석 이후 차기 최고지도자의 윤곽이 수면 위에 드러나고 향후 5년간 시진핑 집권 2기의 국정기조도 결정된다.

◇20년 만에 마오쩌둥 반열 오르는 시진핑=1997년 15차 당대회가 열리기 직전 시진핑은 푸젠성 부서기에 불과했다. 시진핑은 이 당대회에서 193명으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과 151명의 후보위원 가운데 후보위원에 가까스로 이름을 올리며 중국 지도부에 턱걸이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2017년 제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은 자신의 이름을 딴 ‘시진핑 사상’의 당장 삽입 채택과 집권 2기를 보좌할 상무위원 선임을 이루며 ‘1인 천하’에 화룡점정을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당대회의 전초전 격인 18기 7중전회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예상대로 시진핑 이념인 이른바 치국이정 이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당장 수정안을 채택하면서 그의 절대권력 강화를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당장 수정안에는 시진핑이라는 이름이 명기돼 시 주석이 명실공히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에 오르며 1인 천하를 공고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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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이 이번 당대회를 계기로 마오 이후 사라졌던 당 주석 자리를 다시 부활시키며 3연임 가도의 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도 유력시된다. 마오 이후 사라진 당 주석직은 당 총서기와 달리 정치국 상무위원 회의를 주재할 때 의제 제안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특정 현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주요 정책에 대한 독단적 결정이 가능하다.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2년 이후에도 권력을 놓지 않는 장기집권을 꿈꾸는 시 주석이 당장 변경은 물론 당 주석직 부활에 성공한다면 이번 당대회에서 차세대 지도자 후보의 윤곽이 드러나도 차기 대권 예정자가 아닌 절대권력 시진핑의 대역에 그칠 수 있다.

◇시진핑의 사람들 누가 등용되나=이번 중국 당대회의 최고 관심사 중 하나는 중국 공산당 권력의 정점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 누가 새로 발탁되느냐다. 올 당대회에서는 전국 2,287명의 인민대표들이 350여명의 중앙위원과 중앙위 후보위원을 선출하고 이들이 다시 25명의 정치국 위원을 뽑는다. 이 가운데 중국 최고 지도자집단인 7명 안팎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선출된다. 5년 뒤 차세대 최고지도자는 정치국 상무위원 가운데 공산당 전통인 7상8하(67세 유임, 68세 퇴임) 연령제한을 받지 않는 새 인물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사람이 낙점된다.

중국 정가에서는 ‘중국 권력의 7마리 용’으로 불리는 7명의 상무위원 자리에 시진핑의 옛 부하나 최측근으로 불리는 시자쥔이 대거 등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시 주석의 비서실장 격인 리잔수 당 중앙판공청 주임과 시 주석의 나팔수 역할을 맡은 천민얼 충칭시 서기다. 시자쥔 가운데 가장 서열이 앞선 리 주임은 이번 당대회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상무위원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주임은 시 주석이 1983년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로 일하던 당시 인접한 우지현 서기를 맡았으며 이후 시 주석 일가의 고향인 산시성으로 옮겨 근무하면서 시 주석과 더욱 가까워졌다. 가장 주목받는 시자쥔인 천민얼 충칭시 서기는 올해 57세로 5년 뒤에는 나이제한을 피해 차기 대권까지 노릴 수 있다.

후진타오 전 주석 계열로 분류됐지만 올 들어 공개석상에서 잇달아 시 주석에 대한 충성맹세를 하며 계파색을 희석시킨 후춘화 광둥성 당서기와 왕양 부총리도 사실상 시자쥔 대열에 합세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리틀 후진타오로 불렸던 후춘화는 지난달 낙마해 대권가도에서 밀려난 쑨정차이와 함께 차기 최고지도자 후보로 언급돼왔다. 현재 경제 담당 부총리인 왕양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며 시 주석의 핵심 경제책사로 자리매김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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