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신기술 규제면제 시한 없애는 게 어떤가

정부가 이른바 ‘규제 샌드박스’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분야에 본격 도입할 모양이다. 최근 서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규제 샌드박스를 담은 정보통신융합특별법 개정안을 곧 발의할 예정이다. 핵심은 ICT 융합 기술·서비스를 활용한 신규 사업에 최대 2년간 규제를 면제한다는 것이다. 운수사업법·숙박업 규정에 발목이 잡혀 있는 차량·숙박 공유 서비스의 경우 샌드박스 적용을 신청하면 2년간 특정지역에서 제한 없이 서비스 출시를 허락하는 식이다.

개정안에는 2년 전 신산업지원제도로 도입됐지만 여러 허점 탓에 유명무실해진 ‘임시허가제’를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방안도 포함된다고 한다. 이제야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서는 것 같아 반갑다. 무엇보다 법안이 통과되면 인공지능(AI)·자율주행차 등 주요 신산업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미래 먹거리로 거론되는 산업의 80~90%에 새 법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추정이니 기대가 크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신기술 개발과 신산업 발전에는 많은 인적·물적 투자와 함께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게 보통이다. 2년·4년식으로 규제면제 기한을 두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AI 등 4차 산업혁명 산업은 단기간에 승부가 나는 게 아니다. 규제 제로 상태에서 5년, 10년을 투자해도 제대로 된 성과 하나 나오기 힘든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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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잖아도 이런저런 규제에 막혀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관련 주요 6개 분야 특허출원이 미국의 60% 수준에 불과한 상태다. 특히 자율주행차의 경우 미국과 일본은 각각 1,000건이 넘지만 우리는 고작 190여건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려면 과감한 규제 철폐와 지원이 절실하다. 차제에 규제면제 기한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개정안에 담을 필요가 있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사업의 평가나 진퇴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결정되도록 하는 게 맞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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