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공유경제에 쑥쑥 크는 렌탈시장...재계 2·3·4·5위 다 뛰어들었다

LG전자 전기레인지 렌탈 서비스

현대차 카셰어링 '딜카' 출시 등

정수기·비데 넘어 영역 확장





‘공유 경제(Sharing Economy)’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정수기·비데 등 중소 가전업체들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렌털시장에 현대차와 LG 등 대기업들이 뛰어들어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유’에 대한 인식 변화 트렌드와 제품 교체 주기를 단축하고 밸류 체인 내에서 이윤을 내려는 기업들의 전략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LG전자는 16일 디오스 전기레인지와 건조기에 대한 렌털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정수기와 안마의자·스타일러·공기청정기를 대상으로 렌털 서비스를 해왔는데 이번에 대상 품목을 확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가의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다”면서 “고가 가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장기적으로는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렌털 서비스가 제품 판매 성장세를 가로막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시장 성장을 부추겨 전체 생산량을 늘리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노림수는 렌털시장 규모가 가장 큰 차량 부문에서 가장 잘 나타난다. 현대차그룹은 쏘카·그린카 등 공유차 서비스 시장이 커지자 지난 9월 금융계열사 현대캐피탈과 손잡고 카셰어링 서비스 ‘딜카’를 출시했다. 앞서 8월에는 카풀 애플리케이션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유 경제 흐름에 맞춰 관련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공유차량이 늘어나면 차량 운행 시간이 길어져 교체 주기가 오히려 더 짧아진다”면서 “완성차 입장에서 볼 때 공유차 시장은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인 동시에 차량 생산을 늘릴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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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의 ‘소유’에 대한 인식이 급변하는 것도 렌털시장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자동차는 물론이고 고가 제품에 대한 소유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면서 “소득 수준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면서 과거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던 자동차와 가전 등 고가 제품들이 이제는 ‘생활용품’ 수준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소비자 인식 변화 추세에 맞춰 렌터카 시장 점유율 1위인 롯데렌터카도 사업군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8월 렌털 애플리케이션 ‘묘미(MYOMEE)’를 론칭했다. 유모차 등 유아용 용품부터 레저용품·가전까지 생애주기 맞춤형 상품에 이어 최근에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와이셔츠 렌털 서비스인 ‘위클리 셔츠’를 출시했다. 4주 기준 4만9,000원이면 매주 3장의 깨끗한 셔츠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SK렌터카 사업을 하는 SK네트웍스 역시 SK매직(동양매직) 인수를 통해 가정 내 생활가전 렌털시장에 뛰어들었다.

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공유 경제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판매뿐 아니라 유지·보수, 금융 등 각각의 밸류 체인에서 이윤을 낼 수 있고 제품 교체 주기를 단축시켜 생산도 늘릴 수 있는 매력적인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한재영·조민규기자 jyhan@sedaily.com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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