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일정이 당초 2박 3일에서 1박 2일로 줄었다. ‘기간’은 줄었으나 ‘실리’를 더 챙기는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미국 측과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방한일정을 긴밀히 협의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7일 오전에 도착해 8일 오후에 출발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원만한 항공 일정과 국빈 방한 행사의 의전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미국 측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최초로 이뤄지는 방한을 감안해 2박 3일 일정 추진하고자 했지만,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전체 방한 일정과 한국에 너무 늦은 밤에 도착하는 데 따른 의전 문제를 감안해 7일 오전에 도착하는 일정에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일본에서 머무르는 시간(5∼7일)보다 짧다. 이런 차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시간으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가늠하는 일각의 관점에서 볼 때 일본과의 외교 대결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을 소지가 있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 후 첫 방한이었던 2009년 11월 한국 체류 기간을 방일 기간인 1박 2일과 동일하게 했다.
청와대는 외견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머무르는 시간이 일본에 머무르는 시간보다 짧아 보여도 내용상으로는 오히려 방한의 ‘질’이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본래 검토된 대로 6일 밤늦게 도착해 8일 오전에 출국하는 일정은 체류 시간이 길지만,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일정을 소화하는 시간은 만 하루밖에 되지 않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피로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기간을 양보하는 대신 밀도 있는 일정으로 실리를 취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 세 나라 중에 유일하게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추진한다는 점도 청와대가 ‘실속’을 취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과 함께 공식 환영식, 한미 정상회담, 공동 언론 발표, 국빈 만찬 일정 등을 소화한다. 여기에 현재 조정 중인 양국 대통령 내외 간 친교 일정 등까지 포함하면 허투루 쓰는 시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손샛별인턴기자 setj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