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과의 두 번째 ‘경제대화’에서 미국 측의 자동차 수입절차 간소화 요구를 받아들였다.
17일 교도통신은 전날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일 경제대화에서 일본이 자동차 수입 기준인 소음·배출가스 환경시험과 관련, 미국 측을 배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교역국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 도발과 중국의 세력 확장을 우려하는 일본이 안보동맹을 의식해 한 발짝 물러섰다는 평가다.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번 회의에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외에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의 경제책임자들이 총출동했다.
미국은 미일 양자 무역협정에 대한 미국 측의 압박 수위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펜스 부통령이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를 강하게 주문했다며 미국 측이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 간 정상회담을 포함해 공식적으로 일본에 FTA 협상 개시를 요구한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회의 후 작성된 공동 합의문에 FTA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다음달 트럼프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미국 측이 대일 압박 강도를 더욱 높여나갈 것으로 관측했다. 아사히신문은 “경제대화에서 미국이 FTA를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방문을 앞두고 미국의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다음달 미일 정상회담에서 FTA를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던 미국산 냉동 쇠고기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 재검토 여부는 합의문에서 빠졌다. 양국은 쇠고기 문제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