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국내 시장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AI) 스피커 ‘프렌즈’를 출시하기로 한 가운데 기기 제조사로 ‘키즈폰’ 전문 제조사가 낙점됐다. 캐릭터를 입힌 친숙한 디자인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려는 전략인 만큼 아동용 기기를 주로 만든 기업과 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네이버는 17일 자사의 두 번째 AI 스피커 프렌즈를 오는 26일 정식 발매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첫 번째 AI 스피커 ‘웨이브’를 상용화했지만 국내에서는 시범 판매만 진행하고 일본에서만 최근 공식 출시했다. ★본지 10월 12일자 14면 참조
프렌즈는 라인의 이모티콘으로 활용되는 캐릭터인 ‘브라운(곰)’과 ‘샐리(병아리)’를 형상화한 AI 스피커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크기에 무게(378g)는 웨이브의 절반 수준이어서 휴대용으로 쓰기에 적합하다. 내장 배터리는 2,850mAh 용량으로 완전 충전 시 5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프렌즈의 제조는 SK텔레콤(017670)의 키즈폰 ‘준 시리즈’를 시장에 안착시킨 인포마크(175140)가 맡았다. 준 시리즈는 손목시계 형태의 스마트 기기로 어린 아이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은 물론 밝은색을 바탕으로 한 간결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끌었다.
포털 서비스 업체로 출발한 네이버가 전자기기 시장에 진입하면서 첫 제조 파트너로 인포마크를 선정한 것도 준 시리즈의 성공 사례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프렌즈는 캐릭터의 눈·코·입을 눌러 음악 재생을 조작하고 음성명령을 내릴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색상도 갈색(브라운)과 노란색(샐리)의 단색으로 만들어 친숙함을 더했다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휴대성도 좋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바탕으로 만든 기기여서 한국 출시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네이버는 웨이브를 출시하면서 대만 콴타컴퓨터에 제조를 맡겼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많이 사용하는 일본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리적으로 가까운 대만에 생산 기지를 뒀다는 것이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프렌즈로 네이버와 인연을 맺은 인포마크는 이르면 오는 12월 국내 출시 예정인 또 다른 AI 스피커 ‘페이스’의 제조도 맡을 예정이다. 페이스는 아마존의 ‘에코 쇼’와 비슷한 제품으로 터치 화면이 달린 AI 스피커다. 화면을 통해 기능을 조작하거나 음성명령을 통한 이미지 검색 등이 가능하도록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