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단독] 디올도 가격 20% 인상 … 갈수록 멀어지는 명품

구찌, 4월 이어 최대 9% ↑

발렌시아가는 최대 30% ↑

펜디도 내달 중 인상 예정

한국 소비자만 ‘봉’으로





#지난 달 29일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전 제품의 가격을 최대 9% 올렸다. 지난 4월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4% 올린 데 이어 또 다시 가격을 인상한 것. ‘디올’도 이에 질세라 최근 일부 품목의 가격을 최대 20% 올렸고, ‘발렌시아가’ 역시 전 품목에 대해 최대 30%까지 인상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펜디’도 늦어도 다음 달 중에 가격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럭셔리 브랜드의 가격 인상 릴레이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들 업체들은 원자재 값, 환율, 관세 변동에 따른 불가피한 인상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 입장에서 명품은 이제 말 그대로 일반 소비자가 접할 수 없는 ‘명품’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디올은 최근 품절 사태를 빚었던 슈즈 제품과 장지갑 등의 가격을 최대 20%까지 인상했다. 이에 따라 자도르 장지갑은 135만 원에서 155만 원으로 30만 원이 인상됐다.


구찌코리아 역시 핸드백·지갑·신발 등 거의 전 제품에 대해 평균 5%, 최대 9%까지 가격을 올렸다. 특히 이번 인상은 향수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품에 걸쳐 이뤄졌다. 인기제품인 마몬트 마틀라세 플랏 체인숄더백(스몰)은 기존 245만 원에서 258만 원, 마몽 탑핸들백(미니)도 245만 원에서 258만 원으로 각각 5.3%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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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시아가도 지난달 중순부터 핸드백·액세서리·슈즈 등 거의 전 품목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했다. 대표적으로 ‘클래식 메탈릭 엣지’가 기존 가격 200만 원대에서 15% 가량 올라 가죽 제품의 엔트리 가격이 2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일례로 ‘클래식 메탈릭 엣지 벨로’는 기존 292만 원에서 13.7%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가격 인상을 계획하는 업체도 있다. 몇 년 사이 퍼 액세서리, 스트랩(가방끈) 시장에서 트렌드 리더였던 펜디는 럭셔리 업계의 가격 인상 여파를 지켜본 후 조만간 제품가를 올린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품 가격 인상은 올해 들어 지속 되고 있다. 앞서 샤넬은 지난 5월 면세점에서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수요가 몰리는 혼수철을 목전에 둔 지난달 1일 백화점 판매 주요 제품 가격을 최대 17%까지 인상했다. 에르메스는 올해 1월 가방·스카프 등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3%가량 올리기도 했다.

현재 세계 명품시장은 경제성장률 둔화와 중국의 고강도 사정, 유럽 테러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들어섰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세계 명품 시장 규모가 올해는 지난해보다 4% 가량 늘어난 약 2,590억 유로(324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올해 중국 본토 명품 매출액이 6~8%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명품브랜드들이 중국이나 인도 같은 명품 시장을 겨냥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 오히려 이득이라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명품업계 입장에서는 한국 등의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명품의 희소성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은 상태여서 차라리 가격을 올리는 것이 실리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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