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NN 방송은 17일(현지시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제사회에 문제 제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CNN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 MH그룹으로부터 입수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 초안에 의하면 박 전 대통령이 차갑고 더러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으며 항상 불이 켜져 있어 잠들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하부요통, 희귀한 부신 이상 증세, 무릎과 어깨 부위의 골관절염, 영양실조 등 만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고도 전했다.
보고서 초안에는 “박 전 대통령의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으나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되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는 주장도 보고서에 담겨있으나 서울구치소 측은 접이식 매트리스를 제공했다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률 대리인인 로드니 딕슨은 CNN을 통해 “적절한 침대에서 잠을 자지 못해 만성 질환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딕슨은 영국 왕실변호사(Queen‘s Counsel)이자 법정변호사이다.
보고서는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보고서 제출은 한국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인권위원회의 정기 조사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 방송은 유엔 인권위원회는 인권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거나 한국 정부에 벌칙을 부과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국제 법률자문회사인 MH그룹은 지난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연장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MH그룹은 성명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 6개월 연장된 것에 경악한다”면서 “그의 건강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현저하게 악화됐다”고 전했다. 이어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를 빼앗을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법원은 계속 구속된 상태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 가장 유감스럽다”며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모든 사람을 무죄로 추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구속은 필요할 때만 명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