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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①] 천우희 “‘아르곤’ 시즌2요? 대본 받고 생각할래요”

“‘아르곤’이 첫 드라마 도전이어서 긴장을 꽤 많이 했고 우려가 많았었어요. 드라마부터 출발이 좋아서 어렵고 힘든 것보다는 연기하는 재미를 느꼈어요.”

아무리 첫 드라마 작품이라고 해도, 청룡영화상의 여우주연상을 받은 여배우로서 지나치게 겸손한 멘트인 듯싶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체면치레로 으레 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천의 얼굴’로 불리는 천우희가 ‘연기력 뽀록’을 말하니. 다른 배우가 들으면 민망해 할만한 ‘망언’에 가까웠기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이 체면치레가 아닌 진심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상당부분 대화가 진행되면서였다.




사진=나무엑터스사진=나무엑터스


천우희는 상당히 솔직한 배우였다. “행복한 마음으로 촬영을 했고, 8회가 짧아서 속상하고 아쉬울 만큼 함께 한 이들이 모두 좋았다”고 말을 하는 천우희의 눈빛과 목소리 속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Q. 데뷔 13년 만에 첫 드라마 도전이었다.

“긴장을 꽤 많이 했다. 나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우려가 많았었다. 댓글 중에서 ‘얼마나 잘하나 두고보자’는 댓글을 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겁이 나기도 했고,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작품 자체도 좋다보니 용기를 내서 드라마에 도전하게 됐다.”

Q. 스스로 두려움이 많았다고 했는데, 그럼에도 ‘아르곤’에 출연해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대본을 처음 받아 읽는데, 2부까지 술술 읽히더라. 마음에 드니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 캐릭터에 몰입도 잘 됐고, 연화를 잘 연기할 수 있겠다 싶었다. 게다가 타이밍도 잘 맞았고, 8부작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여러 가지로 잘 맞아 떨어져서 그야말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Q. 영화가 아닌 드라마를 한 소감은 어떤가?

“내가 이제 했을까 싶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 정도로 첫 드라마부터 출발이 좋다. 어렵고 힘든 것보다는 연기하는 재미를 먼저 느꼈다. 이윤정 감독님이 저에게 ‘드라마 또 할 거야?’ 물으시기에 ‘얼마든지’라고 답했다. 그랬더니 이윤정 감독님이 ‘큰일 났네. 바람 들었다’고 웃으시더라. (웃음)”

사진=나무엑터스사진=나무엑터스


Q. 영화랑 드라마의 촬영 시스템이 다르다. 익숙하지 않은 촬영 현장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다.

“드라마의 경우 쪽대본도 많고, 생방송 촬영도 많다고 들어서 시스템 적인 부분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아르곤’에서는 쪽대본이 없었다. 촬영 중 김주혁 선배가 저한테 ‘운 좋은 줄 알라’고 그러더라. (웃음) 모든 촬영 들이 무리 없이 진행됐다. 감독님 자체가 연기나 움직임, 대사에 있어 규정을 짓는 분이 아니시더라. 덕분에 재미있게 연기했다. 제가 연기적으로 순발력이 그렇게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르곤’을 통해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내 안의 순발력을 보기도 했다.”

Q. 영화와 드라마 연기가 많이 다르던가?

“연기는 항상 어렵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연기를 할 때 분석은 물론이고, 머릿속으로 연기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그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는 편이다. 드라마의 경우 그러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보다 정말 어려움 없이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보다 피드백도, 모니터링도 빠르니 새롭더라.”


Q. ‘아르곤’을 통해 연기변신을 했다. 연기를 잘 하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천우희라는 배우가 이렇게 ‘생활연기’를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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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대부분 극성이 강하거나, 혹은 일어나기 힘든 특수한 상황에 빠졌던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은연중에 ‘천우희는 생활 연기는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저는 생활연기에 자신이 있었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대중적인 캐릭터를 늘 연기하고 싶었고, 충분히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저 스스로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사진=‘아르곤’ 스틸컷사진=‘아르곤’ 스틸컷


Q. ‘아르곤’에서 이연화는 ‘기자계 미생’이라고 불렸던 인물이다. 연하를 연기함에 있어, 특별히 신경을 쓴 점이 있다면?

“최대한 ‘이연화’가 가지고 있는 씩씩함을 살리고 싶었다. 막막한 연화의 상황들이 우울해 보인다거나, 징징거림으로 비춰지게 하기 보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일어나려는 모습을 통해 ‘짠한’ 연민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제가 바라는 연화를 모습을 그리는 데 있어서, 저 스스로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렇게 연기할 수 있도록 상황도 잘 만들어져 있어서 연기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Q. ‘아르곤’을 연기하면서 ‘어렵다’고 느꼈던 지점이 있었나?

“촬영을 하기 전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있을 법한 인물이었으며, 지금까지 연기했던 인물 중 가장 제 성격과 비슷한 캐릭터였다. 대사량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시용기자에 계약직이지만 그럼에도 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연화의 간절함을 ‘키포인트’를 잡고 연기에 집중했다.”

Q. 연기했던 인물 중 가장 본인과 비슷한 캐릭터라고 말을 했는데, 어느 부분이 닮았는가?

“일단 제가 연기했던 인물들이 뭔가 다 강했다.(웃음) 저도 연화처럼 힘든 일이 생기면 ‘이 정도 힘든 건 당연하지’하고 넘기는 부분이 있다. 그 점이 닮은 것 같다.”

사진=나무엑터스사진=나무엑터스


Q. ‘아르곤’을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아무래도 시작과 끝인 1부와 8부가 기억에 남는 것 같다. 1화의 경우 연화가 ‘아르곤’ 팀에 와서 자기소개 하는 장면이 기억에 난다. 촬영을 하면서 무척 힘들었다. 현장에서 나(연화)를 반기지 않는 공기가 만들어지다 보니 연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편했었다. 그래서 그런지 마지막 화에서 연화가 명찰을 내려놓고 방송국을 떠나는 장면도 기억에 많이 남았다. ‘아르곤’ 팀원들이 연화에게 ‘막내로서 수고했다’고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들으니 진짜 마무리를 짓는 느낌이 들더라.”

Q. 그래도 극 중 연화는 해피엔딩이었다. 계약이 끝난 뒤, 그토록 원했던 기자로 채용되지 않았느냐.

“맞다.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사실 대본에는 ‘연화가 특채 합격을 안 다음에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고 적혀 있었는데, 우는 것보다 평상에 누워 미소 짓는 것이 더 와 닿겠다 싶었다. 이윤정 감독님과 작업을 하면서 좋았던 것 중 하나가 배우의 이야기를 잘 받아주신다는 것이었다. 표현하고 싶은 방식대로 할 수 있도록 놔 주시는 부분도 있어서, 글이나 대사에 대해 제가 ‘이렇게 바꿔보는 건 어때요?’ ‘이게 더 연화답지 않을까요’라고 의견을 제시하면 여기에 대한 답변을 해주시면서 방향을 맞춰나갔다. ‘아르곤’을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정말 많은 대화를 나눴던 것 같다.”

Q. 만약 ‘아르곤’이 시즌2를 제작한다고 하면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

“일단 대본을 받아보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작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글’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하나 더 바람이 있다면 만약 지금의 멤버 그대로 시즌2를 제작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금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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