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사회적 기업 펀드’ 만든다고 양질 일자리 늘어나겠나

정부가 18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로드맵에는 허가된 업종 외에는 민간 부문에서도 비정규직 고용을 제한하는 것 등 여러 정책이 망라돼 있다. 그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이다. 사회적 기업을 육성·지원해 일자리를 만들고 양극화 완화와 사회통합에도 기여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세부계획을 들여다보면 재정투입에 각종 인센티브 제공 등 정부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신용보증기금에 지원계정을 신설해 5년 내 최대 5,000억원까지 보증공급이 가능하도록 재정 등에서 지원한다는 게 대표적이다. 정책자금 내 사회적 기업 총액대출목표 신설, 1,000억원 규모의 소셜벤처 전용 투자펀드 조성 등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사회적 경제가 활기를 띠면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정부 기대처럼 사회적 경제가 ‘새로운 일자리의 보고’가 될지는 의문이다. 일자리는 정부 주도로 펀드를 만들고 이런저런 혜택을 몰아준다고 해서 창출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 정부들에서도 청년일자리펀드 등 관제펀드를 동원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떠들었지만 사정은 나아진 게 없다. 사상 최고의 청년실업률에서 보듯 오히려 고용사정은 더 나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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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자생력이 부족한 우리 사회적 기업의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506개의 사회적 기업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24%에 불과하다. 4곳 가운데 3곳은 적자라는 얘기다. 상당수는 회복불능 상태여서 정부 지원이 연명수단이 돼 자칫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꼴이 될까 우려된다.

어떻게든 일자리 사정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되풀이되는 캠페인성 정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보다는 좋은 일자리 창출 주체인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 게 일자리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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