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고명산업(대표 박병구·사진)은 서울에 단 2곳만 남은 연탄제조공장이다. 지난 199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난 20여 년간 묵묵히 서민들의 겨울나기 필수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연탄 제조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연탄가격의 단계적인 인상과 수요 감소로 인해 국내의 연탄 생산량은 예전에 비해 현저히 감소된 상태.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나마 연탄 제조는 정부지원을 통해 손실을 보전하는 구조. 그만큼 이윤 창출보다는 공공재로서의 존재가치가 더 큰 기업이다.
이로 인해 새로운 기술도입이나 품질향상을 위한 투자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연탄공장이 가진 숙명이다. 하지만 고명산업은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국내 한 벤처기업이 개발한 석탄용첨가제 크린콜은 고온의 열이 가해지면 다량의 발생기 산소를 이용해 연소를 더 효율적으로 촉진시키는 첨가제다. 고명산업은 이 크린콜을 적용해 화력은 20~30% 높이면서도 유해가스는 70%나 감소시킨 친환경 연탄제조에 착수했다.
화력발전소 등에 사용되던 이 첨가제를 연탄제조에 적용시키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첨가제 제조사와 2년여 간의 공동개발과 테스트를 마친 고명산업은 지난해부터 생산되는 모든 연탄에 이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더욱이 첨가제를 포함한 제반 비용은 모두 고명산업의 자체 수익을 줄여 충당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추가부담 없이 화력은 높고 유해가스는 현저히 감소한 양질의 친환경연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크린콜에 대한 수도권 지역 독점사용권을 확보한 이 회사는 친환경연탄을 무기로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가고 있다. /안광석 서울경제비즈니스 기자 busi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