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영어를 무척 어려워합니다. 영어는 조기교육이 특히 중요하다는데 흥미를 북돋워주는 방법이 없을까요.
A. 아이들은 영어를 언어가 아닌 교과목처럼 느끼는 순간 어렵고 힘든 것으로 인식합니다. 특히 자기 실력에 비해 어려운 과제를 접하면 포기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기 쉽습니다. ‘몇 살, 몇 학년까지 어떤 공부를 끝내야 한다’는 조급한 생각은 버리고 영어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언어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가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문제를 풀거나 빈칸을 채우는 공부는 잠시 멀리하셔도 됩니다. 이런 아이들일수록 예술감각이나 운동감각이 뛰어난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오감을 자극하는 학습법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교재 대신 큰 도화지를 이용해 아이 키만큼 큼직하게 문장을 써보거나 특정 모음을 배울 때 그 모음만 색깔을 다르게 칠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특정 단어를 익힐 때는 글 속에 그 단어가 나올 때마다 손뼉을 치거나 발을 구르는 등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해볼 수 있습니다. 쓰기 공부를 할 때는 모래 위나 엄마·아빠 등의 영어 단어를 써보게 하는 것도 좋은 놀이이자 학습이 됩니다.
영어 자체에 흥미가 없고 무조건 어려워한다면 공부를 강요하지 말고 일정 나이가 될 때까지 영어 노래나 애니메이션에 노출시키며 알파벳 등 영어 기초를 익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친구들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거나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영어를 궁금해하는 시기가 오는데 이때 본격적으로 학습을 시작해도 됩니다.
이런 아이에게는 학습에 대해 확실한 보상을 해주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예컨대 스티커 보드를 만들어 아이가 일정 분량을 공부할 때마다 스티커를 주고 정해진 기간 내에 스티커 보드를 채우면 소원 하나를 들어주는 식으로 학습 동기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꾸준히 영어를 접하며 친해지도록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어책 읽기입니다. 처음에는 노래로 따라 하거나 흥미로운 삽화가 있는 책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단 영어책을 읽거나 노래를 들을 때 아이가 먼저 물어보기 전에는 문장이나 단어를 먼저 해석해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영어책을 이야기가 아닌 문장 해석으로 인식하면 금세 흥미를 잃기 쉽습니다.
영어 공부는 단기간에 승부를 낼 수 없는 장기전입니다. 부모의 욕심보다 아이의 관심과 의지가 우선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경란 능률교육 NE Build&Grow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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