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개발자인 월터 왕 유는 과거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임대 운영하던 당시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수시로 찾아오는 고객들의 입·퇴실 관리에 너무 많은 시간이 들어 애를 먹었다. 유는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로 하고 매번 다른 비밀번호가 자동 생성되는 스마트도어록 솔루션을 만들어 아예 회사를 세웠다.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글루홈’이다.
이글루홈이 만드는 스마트도어록과 스마트폰을 연계하면 인터넷 뱅킹의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처럼 암호화한 일회용 잠금 코드가 만들어지고 이는 게스트에게 자동 전송된다. 일반 디지털도어록을 쓸 때처럼 수시로 비밀번호를 직접 바꿔줘야 하거나 전송해야 할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불편함에서 탄생한 이글루홈은 지금까지 125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물론 에어비앤비의 파트너사가 됐다.
오는 26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마포구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리는 ‘아시아비트 서울 2017’에서는 이글루홈을 비롯한 국내외 총 103개 스타트업이 참가해 투자자 유치와 함께 시장 확대에 나선다. 한국 기업 60개와 대만과 말레이시아·베트남·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21개 팀은 물론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노르웨이와 미국·포르투갈 등 22개 팀이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친구 사이인 의사와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약 분야 전문가들이 뭉친 러시아의 의료 분야 스타트업 폴리웨드도 눈길을 끄는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체외수정의 성공률을 분석하는 프로그램 ‘바이오크론’을 선보인다. 폴리웨드 관계자는 “의사가 바이오크론을 통해 시술 유형과 호르몬 수치 등 다양한 기록을 이전 입력하면 소프트웨어(SW)가 자동으로 시술 일정을 만든다”며 “바이오크론을 활용할 경우 시술 부위의 체외수정 성공률이 기존 30%에서 60%로 두 배나 뛰어올랐다”고 말했다.
카이테크(Kaitek)은 기존에 3일이 걸리던 조개류 독성 시험 시간을 4시간 반으로 줄이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카이테크 측은 “1회 테스트 키트 비용은 40달러로 기존 독성 실험 비용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실험 결과를 빠르게 알 수 있고 과정이 간편해 어업종사자들도 현장에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카이테크는 이번 아시아비트 참가를 계기로 투자는 물론 한국에서 제품 생산에 필요한 제조업체와 합성생물학 관련 파트너를 찾을 계획이다.
이외에도 드림어질러티(Dream Agility)는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온라인 광고 솔루션을, 포토마인은 아날로그 사진을 스캔해 디지털 사진으로 변환해주는 모바일 솔루션을 내세워 투자유치와 판로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