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압박에 처한 카드사를 위해 금융당국이 일종의 ‘당근책’으로 제시한 신용카드 더치페이 서비스 출시가 눈앞에 다가왔지만 일부에서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따른 서비스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용카드 더치페이란 식당 등에서 대표자 한 명이 우선 전액 결제한 뒤 다른 사람들에게 휴대폰 앱을 통해 분담 결제를 요청하면 나머지 사람들이 본인 카드로 자신의 몫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서비스가 도입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카드사들은 기존 현금으로 상당 부분 이뤄지던 더치페이를 신용카드 영역으로 끌어올 수 있어 이득이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 등은 이 서비스 출시에 가장 적극적이다. 하지만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넘어야 할 결정적인 걸림돌이 있다. 더치페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같은 카드사를 이용하는 고객끼리만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도 더치페이 서비스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더치페이 이용률 추이를 본 후 전 카드사들끼리 연동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후속조치가 이뤄질지 미지수”라며 반신반의하고 있다. 더치페이 서비스를 위해서는 새로운 시스템 개발이 불가피하고 비용을 내는 문제 등 생각보다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새로운 서비스로 자리잡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