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송 된 SBS 월화드라마 ‘사랑의 온도’ 19-20회에서는 정선(양세종 분)과 현수(서현진 분)가 연인 사이임을 알면서도 그에게 프러포즈 준비를 부탁하는 정우(김재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극 말미 아무것도 모른 채 기쁜 마음으로 프러포즈를 준비하던 정선은 정우가 사랑하는 여자가 현수임을 알고 혼란에 빠졌다. 정우의 결정으로 인해 세 사람의 삼각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불 붙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이 날 방송에서는 싸늘, 애틋, 갈등, 덤덤까지 감정의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 김재욱의 표정 연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재욱은 자신의 전화는 받지 않던 현수가 정선과 다정하게 걸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차갑게 얼어 붙었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을 말 없이 바라보는 싸늘한 표정과는 반대로 촉촉히 젖어 드는 눈망울이 인상적이었다. 김재욱은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어느 것 하나 쉽게 포기하지 못하던 정우가 힘들지만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표정과 눈빛으로 그려냈다.
등장하는 매 순간마다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김재욱의 얼굴이 신의 한 수였다. 김재욱은 현수의 말 한 마디에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정우의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한결같아서 좋아요. 대표님은.”이라는 말에는 봄날처럼 따스한 미소를, “좋은 여자 만났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에는 눈을 지긋이 감은 채 씁쓸하게 고개를 떨구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애잔함을 자아냈다.
반면 정선을 대할 때면 정우의 얼굴엔 여지없이 흔들리는 갈등의 빛이 드러난다.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남자에게 서로 동시에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프러포즈 준비를 요청하며 반지를 건네는 순간 정우의 얼굴에는 그를 향한 미안함과 포기할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집착이 동시에 묻어났다. 특히 이 관계의 끝을 알아야겠다는 듯 밀어 붙인 프러포즈 현장에서 충격에 말을 잇지 못하는 정선을 향해 모든 걸 내려 놓은 듯 태연한 척 무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김재욱의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김재욱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표정,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지는 다채로운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을 극 속으로 빠져 들게 만들고 있어 앞으로 그가 그려낼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사랑의 온도’는 매주 월,화 밤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