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8이 가격이 저렴한 아이폰7과 성능이 우월한 아이폰X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가 될 전망이다. 아이폰8이 다음 달 3일 국내에 출시되더라도 이전만큼의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24일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컨슈머 인텔리전스 리서치 파트너스(CIRP)에 따르면 올 3·4분기 미국에서 판매된 아이폰 가운데 아이폰8 시리즈가 전체의 16%를 차지했다.
이는 전작들의 성과와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점유율이다.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는 지난해 출시 당시 분기 동안 아이폰 판매량의 43%, 2014년 출시된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는 46%를 각각 차지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015년 시장에 선보인 아이폰6S 또한 출시 당시 분기 기준으로 아이폰 판매량의 24%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아이폰8의 성적표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시 로위츠 CIRP 공동 설립자는 “아이폰8 시리즈가 아이폰의 개량형 모델인 S 모델보다 적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아이폰X를 기다리느라 구매를 늦춘 소비자들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아이폰8 출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폰7을 찾는 수요도 상당하다. 금융 투자사 키뱅크캐피털마켓이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아이폰7 판매가 아이폰8을 추월했다. 아이폰7 64GB 모델의 미국 현지 가격은 549달러로 아이폰8 64GB 모델 대비 150달러 가량 저렴한 반면 무선충전 기능 등 일부 기능을 제외하고는 두 모델의 성능 차이가 크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애플은 최근 아이폰8 부품 주문을 50% 이상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폰8의 11∼12월 월 판매량은 500만∼600만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작인 아이폰7의 출시 초기 월 판매량인 1,300만대 수준을 크게 밑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