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초대 중기부 장관에 대한 우려섞인 시선들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벤처기업부 초대 장관 후보자로 홍종학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명했다. 박성진 전 후보자가 역사관·종교관 논란으로 낙마한 지 38일 만이다. 청와대는 인선 배경에 대해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경제전문가로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 중심의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경제통으로 조기 대선 과정에서 문 대통령 후보 캠프의 정책본부 부본부장을 지내며 공약집 구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핵심 측근이 장관으로 지명됐다는 점에서 중소기업 정책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홍 후보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홍 후보자는 민주당 내에서도 대표적 재벌개혁론자로 꼽힌다. 단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활동했고 민주당 경제민주화 특위에 참여했다는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친재벌정책’이 양극화를 낳았고 이로 인해 중소기업의 성장 사다리가 멈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한국 벤처기업 중 네이버나 카카오를 제외하고 최근 20년 동안 이렇다 할 중견·대기업이 나오지 않은 이유도 여기서 찾는다. 중기벤처기업 정책의 방점이 벤처 생태계 조성보다 하도급 개선, 중기적합업종 확대 같은 공정거래에 찍힐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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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벤처 정책을 강화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기업과의 대립구도로 몰고 가려 해서는 안 된다. 대기업은 중기나 벤처가 갖지 못한 자금과 조직·노하우를 갖추고 있고 중소업계는 대기업이 나서기 힘든 혁신성과 유연성을 가졌다. 서로 모자란 것을 보충하고 보완해야 할 분야에서 힘을 합친다면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해 우리 경제 앞에 놓인 난제들을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 홍 후보자에게 주어진 과제는 대기업과 중기의 각 세우기가 아니라 협력을 통한 공생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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