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공공 단독주택지 공급 중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단독주택용지 공급을 중단한다. 올해 말 시행 예정인 단독주택용지 전매제한 강화를 앞두고 투자수요 쏠림현상이 나타나자 시행 이후로 공급일정을 늦출 방침이다.

2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LH는 올해 말까지 공급할 예정이었던 단독주택용지를 내년에 공급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원주민을 대상으로 공급되는 이주자용을 제외하고 일반 단독주택용지는 제도개선 이후 공급하기로 국토부와 협의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도 “제도시행 전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LH와 공급시기를 늦추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올해 공급 예정이었던 단독주택용지 중 아직 분양되지 않은 물량은 총 640필지다. 이 중 점포겸용 용지가 324필지, 주거전용 용지가 316필지다. 구체적으로 올해 말까지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119필지, 인천 영종 137필지, 화성동탄2 60필지 등이 공급될 예정이었으나 모두 내년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LH가 단독주택용지 공급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해 말께 시행될 예정인 단독주택용지 규제 강화를 앞두고 쏠림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까지 LH의 단독주택용지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9대1을 기록했으며 최고 경쟁률은 8,850대1에 달했다.

지난 19일까지 진행된 군산 신역세권 내 단독주택용지 64필지 청약에도 9,900여명이 몰려 평균 154대1, 최고경쟁률 1,362대1을 기록했다. 앞서 11~12일 실시한 원주기업도시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도 108필지(245~470㎡) 모집에 3만3,220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307대1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최고경쟁률은 2,544대1에 달했다.

단독주택용지 청약에는 투기수요가 많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실제 지난 5년간 LH가 공급한 단독주택용지 중 약 61%가 1회 이상 전매됐으며 이 중 약 65%는 공급 후 6개월 안에 전매가 이뤄질 정도로 투기수요가 활발하게 유입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앞으로 정부의 규제강화로 단독주택용지 전매가 어려워짐에 따라 내년 초 변경된 제도 시행을 앞두고 올해 말까지 단독주택 입찰경쟁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는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9월 단독주택용지 전매제한을 강화하고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방식을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 일부개정안과 ‘택지개발업무 처리지침’ 일부개정안을 18일부터 10월30일까지 입법 예고한 바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는 내년부터는 택지개발지구 내 단독주택용지를 분양받은 사람이 잔금을 납부하기 전이나 공급계약일로부터 2년이 지나기 전까지는 공급가격 이하로도 전매가 금지된다. 지금까지 자금난 등으로 전매가 불가피한 경우 분양가 이하로 파는 것을 허용해왔으나 이 같은 규정을 악용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하고 웃돈을 현금으로 건네는 불법전매가 횡행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 공급방식도 추첨에서 경쟁입찰로 변경된다. 저층에 상가를 지을 수 있어 인기가 높은 점포 겸용 단독주택용지는 정해진 분양가에 추첨을 통해 공급돼왔는데 통상적으로 분양가가 시장가격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시세차익을 기대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국토부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변경해 낙찰가를 시장가격과 비슷하게 형성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기업도시에서 공급되는 단독주택용지의 경우 기업도시개발 특별법에 따라 민간이 조성하는 택지이기 때문에 정부 규제에서 벗어난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도시에서 공급되는 단독주택용지에 대한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9월 강원 원주기업도시 사업지구 내에서 공급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 분양은 최고 1만9,341대1, 평균 2,916대1의 경쟁률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원주기업도시는 이날 용지공급 공고를 내고 다음달 8~9일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 총 403개 필지(284~819㎡)의 마지막 공급에 나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