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클래식] '엄마캐디' 임병란씨 널 위해서라면…엄마는 오늘도 골프백을 메다

KLPGA 유일한 '엄마 캐디' 임병란씨

"가장 힘들 때는 볼 안 맞을 때

아이와 매순간 함께 해 큰 의미"

딸 김지수 "내 편 있어 든든"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 참가한 김지수(왼쪽)와 ‘엄마 캐디’ 임병란씨가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이호재기자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 참가한 김지수(왼쪽)와 ‘엄마 캐디’ 임병란씨가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이호재기자




“딸이랑 따로 시간 내지 않아도 이렇게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죠.”

임병란(49)씨는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유일한 ‘엄마 캐디’다. 딸인 김지수(23·동아회원권)가 2015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뒤 처음 몇 개 대회만 빼고는 매 대회 필드를 누비고 있다. 전문 캐디나 ‘아빠 캐디’가 대부분인 프로골프에서 엄마 캐디는 다른 투어에서도 아주 드물다. 다른 이유를 떠나 일단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27일 SK핀크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대회장에서 만난 임씨는 “다른 건 몰라도 체력은 제법 자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힘들다는 생각이 별로 안 든다”며 웃어 보였다. 중학교 때까지 핸드볼 선수로 활약했던 임씨는 꾸준한 등산 덕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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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는 물음에 임씨는 곁에 있는 딸이 들리지 않게 입 모양으로만 “볼 잘 안 맞을 때”라고 했다. 이럴 땐 보통의 엄마들처럼 위로하려고 다가가기보다 그저 조용히 캐디로서의 할 일만 하는 게 ‘노하우’라고 한다. 1타로도 천당과 지옥이 갈릴 수 있는 예민한 운동이다 보니 아무래도 모녀는 필드 안팎에서 다툴 때도 많다. 그러나 임씨는 “서로 상처를 받을 때가 많아도 이렇게 딸 옆에서 모든 순간을 같이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 아니냐”며 미소를 보였다.

딸은 엄마 캐디의 장점에 대해 “비용 절감이 첫 번째”라고 했지만 “골프를 잘 모르시던 분이 일부러 저를 위해 복잡한 룰까지 공부하시고 이렇게 캐디를 봐주신다”며 자랑을 잊지 않았다. “코스 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내 편이 바로 뒤에 있다는 게 참 든든하다”는 설명. 3년 전 딸이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내자 골프를 전혀 모르는 아버지를 대신해 엄마가 나선 것이다. 김지수는 바람을 가늠하거나 그린 경사 읽기 등에서 실수가 나올 때는 전문 캐디의 도움이 아쉽기도 하지만 지금까지는 안 좋은 점보다 좋은 점이 더 많다고 한다. 아직 우승이 없는 김지수는 이날 1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적었다.

/서귀포=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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