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수입 디젤자동차를 보기 힘들어지는 것일까. 디젤차에 대한 인증이 한층 강화되면서 사실상 수입 디젤차 신규 인증이 실종됐다.
27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의 자동차 소음 및 배출가스 현황을 보면 디젤차에 대한 실도로 주행테스트(RDE)가 시작된 9월 1일 이후 이달 27일까지 두 달여간 신규 인증을 받은 디젤 차량은 한 건도 없었다. 9월 1일부터 인증이 난 28건의 차량은 모두 가솔린 모델이었다. 실도로테스트가 시작되기 전인 8월 인증 받은 81종 차량 중 60종이 디젤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는 “9월 들어 디젤차 중 신규 인증을 신청한 차량은 한대도 없었다”며 “아무래도 RDE의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기 힘든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깐깐해지는 정부 인증 규정이 본격화 되기 전 선인증을 받아놓은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BMW 코리아는 8월에만 BMW와 미니 브랜드 36종의 디젤 차량 인증을 받았다. 내년 3월 국내 출시 예정으로 26일 첫 외관이 공개된 소형 SUV ‘X2’나 출시 일정이 잡히지 않은 X5 같은 차들도 인증을 모두 통과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인증 문제로 애를 먹은 경험이 있는 수입차 업체들이 미리 다양한 차종의 인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 시행 전 인증을 미리 받아 강화되는 기준을 피하기 위한 꼼수를 부린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차량 인증을 출시 몇개월 전에 받아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 보니 이렇듯 우회적으로 강화되는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것이다. 디젤차 인증 기준이 강화되면서 BMW코리아처럼 미리 인증을 받은 업체를 제외한 브랜드는 신차 출시가 어려울 전망이다. 교통환경연구소 관계자는 “RDE를 시행한 유럽도 디젤차 신규 인증이 한 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 본사에서 강화된 기준에 맞는 파워트레인을 내놓지 않는 한 신차 출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