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9월 생산·소비·투자 ‘깜짝 반등’…높은 반도체 의존도 등 불안요소는 여전(종합)

통계청, 9월 산업활동동향



9월 생산·소비·투자 등 주요 경기 지표가 모두 반등했다. 지난 3·4분기 예상을 뛰어넘은 1.4% 경제성장률에 이어 경기 회복 신호가 또다시 켜진 셈이다.

하지만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높은 의존도, 투자의 부진 흐름 등 불안 요소도 여전해 경제 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산업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세 가지 주요 경기 지표는 전월 ‘트리플 마이너스’의 부진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세 가지 지표가 모두 성장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9% 성장했다. 광공업(0.1%)과 서비스업(1.3%) 모두 생산이 늘었다. 광공업에선 조선업 등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19.6%), 자동차(3.8%) 등의 증가가 돋보였고 서비스업에선 보건·사회복지(3.5%), 도소매(2.8%) 등 업종의 증가율이 높았다. 제조업 재고도 한 달 전보다 1.9% 줄었다. 생산한 만큼 시장에 소화되는 제품이 늘었다는 뜻이다.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1% 늘었다. 8월 -1.0%으로 주춤했던 데서 반등한 데다 증가폭도 지난 2월(3.2%)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1%)는 물론 통신기기 등 내구재(2.4%) 모두 소비가 증가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9월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된 영향 등으로 통신기기 판매가 늘었고 추석을 앞두고 선물, 음식 등 판매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항공기 운송장비는 3.8% 줄었으나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에서 9.0% 큰 폭으로 늘어 전체적으로 지난달보다 5.5% 증가했다. 주요 반도체공장 증설이 본격화하면서 투자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9월 한 달의 결과로 경기 회복을 자신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7~9월 3·4분기로 범위를 넓히면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의 증감률은 각각 1.3%, 1.1%, -0.3%다. 생산과 소비는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1%대 초반에 그치고 투자는 뒷걸음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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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생산의 경우 ‘슈퍼사이클’ 바람을 탄 반도체 의존도가 높다. 실제 3·4분기 생산에서 반도체, 전자부품을 제외하면 0.5%가 감소했다. 이 수치는 1·4분기 1.9%를 기록했으나 다음 분기엔 -1.9%로 떨어졌고 이번 분기에도 마이너스 기조가 이어졌다. 앞서 한국은행도 3·4분기 1.4% 경제성장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등 수출 호조 덕이 컸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3·4분기 성장률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기여도가 6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의 경우 하락세가 뚜렷하다. 설비투자는 1·4분기 5.6% 성장을 보였으나 2·4분기 4.4%, 3·4분기 -0.3%까지 떨어졌다. 건설 분야는 더 심각하다. 앞으로의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 수주는 3·4분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나 감소했다. 1·4분기 3.6%, 2·4분기 16.8% 증가에서 크게 떨어진 수치이며 지난해 2·4분기(-6.7%)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감소폭은 당시보다 2배 가까이 크다.

이미 이뤄진 건설투자를 뜻하는 건설기성 역시 전월과 비교해 0% 성장에 머물렀다. 건설기성은 2·4분기에도 1.1% 감소로 부진했다. 지난해 매 분기 2~6% 증가를 기록했던 것과 대비된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경제 심리 지표는 정체된 모습이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달 0.1포인트 상승했지만 앞으로의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2%포인트 하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역시 78로 지난달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BSI는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낸 지표로 기준치인 100 이하면 현재 경기가 좋다고 판단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적다는 뜻이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CSI)와 BSI를 합친 경제심리지수(ESI)는 100.1로 기준치 100을 약간 넘었다. 전달보다는 3.3% 포인트 오른 수치다.

기획재정부는 “우리 경제는 수출 증가세, 추경 집행 효과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지속될 전망이나 통산 현안, 북한 리스크 등 대내외 위험 요인도 상존한다”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회복세가 일자리·민생 개선을 통해 체감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세종=서민준기자, 빈난새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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