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최측근 줄기소…트럼프 탄핵열차 타나

돈세탁·反국가행위 등 혐의로

특검, 선대본부장 매너포트

부본부장 게이츠 등 3인방 기소

파파도풀로스는 감형 위해

수사 협조, 트럼프에 등 돌려

엎친데 덮쳐 지지율도 최저치

러 커넥션 의혹 확산일로 조짐

0115A12 트럼프


지난해 미국 대선 때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이 트럼프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최측근 등 대선 캠페인을 진두지휘한 참모 3인방을 기소해 백악관이 다시 러시아발 탄핵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캠프의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을 1호로 기소한 뮬러 특검은 선거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혐의는 배제하면서도 핵심 의혹에 본격적으로 칼을 댈 태세여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집권 이후 정치생명의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는 분석이다. 백악관은 이날 특검 기소와 관련해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애써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내통은 없다”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커넥션’ 의혹은 확산일로다. 한동안 잠잠했던 ‘트럼프 탄핵론’도 이를 계기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수사해온 뮬러 특검은 이날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과 그의 오랜 사업 파트너이자 트럼프 캠프 부본부장을 지낸 리처드 게이츠, 트럼프 후보의 외교정책고문이던 조지 파파도풀로스 등 3인을 기소했다. 혐의가 12개에 달하는 매너포트와 게이츠는 돈세탁 공모와 불법적 해외 로비, 반(反)국가행위 등으로 사안이 중대하나 특검의 기소 내용을 모두 부인해 재판 때까지 가택연금에 처해 졌다.

워싱턴의 공화당계 정치 컨설턴트로 명성을 쌓아온 매너포트는 지난해 3월 선거캠프에 합류한 후 트럼프 후보의 신임을 얻어 5월 중순 일약 선대본부장에 올랐지만 친러 성향의 우크라이나 집권당에서 1,270만달러의 로비 수입을 올린 사실이 드러나 지난해 물러났다. AP통신은 매너포트와 게이츠가 우크라이나 등 외국 정부의 불법적 로비 활동에 나서고 1,800만달러 이상을 돈세탁했으며 조세회피처에 은행계좌를 운용해 수천만달러를 탈세한 사실을 특검이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빼돌린 돈으로 집수리에만도 550만달러를 쓰는 등 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만 매너포트와 게이츠의 이번 기소 혐의에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간 공모 여부가 제외됐고 혐의는 모두 지난해 대선 이전에 일어났던 일들이라고 적시했다. 이를 고리로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이는(이번 기소와 관련된 일) 수년 전에 일어난 일”이라며 “내통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왜 사기꾼 힐러리와 민주당 인사들이 (수사의) 초점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백악관 역시 “매너포트 등의 기소는 트럼프 선거운동과 무관하다”면서 “진짜 공모는 클린턴 캠프와 관련이 있다”고 반격을 이어갔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뮬러 특검을 해임할 의사가 없다”면서 “수사가 조만간 종료되기를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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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수사내용의 일부만 인용해 러시아 커넥션과 무관함을 주장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후보를 물고 늘어지는 점 등이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 확대를 앞두고 초조함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 언론들은 평했다. CNN도 “특검이 매너포트를 지렛대로 삼아 추가 기소에 나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너포트 기소가 특검 수사의 출발점이지 종착역은 아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컨트롤할 수 없는 정치폭풍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언론들은 세 번째 기소 대상인 파파도풀로스에 주목했다.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의 외교정책 참모로 활동했던 그는 러시아 측과 접촉한 데 대해 연방수사국(FBI)에 거짓 진술한 사실을 인정하고 감형을 위해 수사에 협조하기로 결정한 상태여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 측에 비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아킬레스건인 러시아 커넥션 의혹이 다시 도진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오바마케어 폐기 실패에 따른 역풍과 공화당 주요 인사들과의 잇따른 갈등 속에 이날 최악의 지지율 성적표까지 받아들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미국 성인 1,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이 33%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2%로 사상 최고점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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