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CEO 세대교체]3K(김기남·김현석·고동진)중심 젊은 경영진 전면배치...이재용의 '뉴 삼성' 뒷받침한다

전임보다 많게는 10살가량 젊어 "세대 바통터치"

신상필벌 원칙 반영...이완된 조직 재정비도 고려

JY체제, 글로벌·실무형 신진세력 대거 진입할듯

0115A03 삼성전자 조직도


“한 시대가 저문 것 아니겠어요.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으로 봐야죠.”

31일 단행된 삼성전자 인사를 보고 재계의 한 고위임원이 내놓은 촌평이다. 지난 13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반도체부문장 대표)의 사퇴 선언이 세대교체의 방아쇠를 당겼고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장, 신종균 IT모바일(IM)부문장, 이상훈 경영지원실장(CFO) 등이 사퇴에 동참하면서 세대 간 바통 터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 체제를 뒷받침할 ‘신트로이카’는 김기남 반도체(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으로 꾸려졌다. 이들은 모두 50대다. 전임자보다 많게는 열 살이나 어리다. 그만큼 신진세력이다. 삼성으로서는 후속 인사를 통해 젊은 피 수혈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급변하는 정보통신(IT) 산업의 속성상 이제는 50대가 능동적으로 조직 경영을 주도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하지 않았겠느냐”며 “최근 2년간 큰 인사가 없어 인사적체가 심했는데 이번 인사를 통해 조직이 활기를 되찾아 심기일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50대 약진, 세대교체로 변화 꾀해=이번 인사 직전에는 삼성전자 사장단 15명(이건희 회장, 이 부회장, 권 부회장 등 3인 제외) 가운데 50대는 5명에 불과했다. 이 중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이 모두 승진했다. 김기남 부문장이 59세(1958년생)로 가장 선임이고 김현석·고동진 부문장이 56세(1961년생)로 동갑이다. 이전 4인방(권오현·윤부근·신종균·이상훈)이 60대 초중반이었음을 감안하면 확실히 연령대가 내려간 셈. 현재 삼성전자는 기존 사업부에 대해 화학적 반응에 가까운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태다. 반도체·가전·휴대폰 등에서 더 나아가 삼성의 ‘소프트웨어 시프트’가 가속화되는 추세. 이들 젊은 CEO가 달라진 사업환경에 맞춰 조직쇄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얘기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인사 막판에 시장에서 이 부회장의 2심 등을 이유로 인사 규모가 축소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지만 억측에 불과했다”며 “삼성의 위기의식과 도전정신이 반영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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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필벌 원칙, 이완된 조직 재정비=김기남 사장의 DS부문장 승진은 일찌감치 예상됐다. 사상 최대의 호황 속에 전성기를 구가 중인 반도체부문을 권 부회장과 대과 없이 잘 꾸려왔고 내부에서 능력도 인정받아왔기 때문이다. 삼성 내부의 관심은 아무래도 CE와 IM부문이었다. 실적도 흡족한 수준이 아닌데다 인사 태풍의 파고가 윤부근·신종균이라는 두 거물에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더구나 CE부문은 실적 외에도 인사 요인이 더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해 인수한 글로벌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과의 시너지를 위해 관련 조직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이 반도체부문에서 전체로 인사를 확대해 조직 긴장도를 높이는 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전자 업계 관계자는 “‘전임자의 용퇴’가 이번 인사의 드러난 모양새이지만 한 꺼풀만 벗겨보면 사업부별로 신상필벌도 녹아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글로벌·실무형·신진세력 대거 진입할 듯=이번 인사를 기점으로 이 부회장과 코드가 맞는 인물이 대거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내부에서는 이재용 체제의 인재상으로 △선대 회장에 중용되지 않았고 △뛰어난 글로벌 감각 △풍부한 실무 경험 등을 꼽고 있다. 이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으로 대변되는 실리콘밸리식 경영을 추구해왔다는 점에서 인수합병(M&A) 등 기술기업 발굴에 능하고 국제 경험과 실무감각을 갖춘 이들이 그룹 곳곳에 포진하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손영권 전략혁신센터(SSIC) 사장을 비롯해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인사팀장 등 ‘이재용의 사람’으로 분류돼 있는 이들이 맡게 될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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