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백브리핑]'안네 프랑크' 이름 붙였다가…거센 비난 받은 獨 고속열차

독일 국영 고속열차 운영회사인 도이체 반이 노선에 새로 투입할 고속열차 이름을 ‘안네 프랑크’로 결정했다가 거센 비난에 부딪혔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도이체 반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홀로코스트(대량학살)의 비극을 상징하는 안네 프랑크를 새로운 고속열차 이름으로 선정했다. 프랑크는 2차대전 때 나치가 아우슈비츠에서 학살한 소녀로 나치 정권의 유대인 탄압을 전 세계에 생생히 고발한 ‘안네의 일기’로 유명하다.

사학자 2명을 포함한 심사위원단이 1만9,000개의 시민 응모작 가운데 1차로 25개의 후보작을 선정했으며 그 가운데 안네 프랑크를 고속열차 이름으로 붙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후보작 가운데는 콘라드 아데나워 전 독일 총리와 나치 저항운동을 하다 숨진 대학생 한스·소피 숄 남매의 이름도 있었다.



■안네프랑크재단 등 날선 비판 왜

유대인 학살·강제추방 기억 되살려

관련기사

2차대전 아픔 새롭게 부각 시켜

도이체 반의 결정이 거센 비판을 받는 것은 새 열차로 2차대전 당시의 유대인 학살과 강제추방 이미지를 다시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부를 둔 안네프랑크재단은 “도이체 반이 고속열차 이름을 안네프랑크로 명명하려는 것은 강제추방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고통을 안겨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독일의 한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고속열차 이름을 안네프랑크로 붙이려는 것은 열차로 강제 추방된 그의 처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도이체 반은 성명을 내고 “프랑크의 추억을 훼손할 의도는 전혀 없다”며 “오히려 역사적 책임감을 고려해 그의 이름이 살아 있도록 하려고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 문제로 누군가 감정을 상했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제기되고 있는 우려와 관련해 유대인 관련 단체 및 내부 의견을 모아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