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가운데 5년물과 30년물 국채 금리가 역전되는 기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강한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오면서 금리 인상에 대비한 포지션 재구축 과정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금리 인상을 바라보는 눈은 다양하다. 1,4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와 낮은 금리 수준에 익숙해진 관성 때문에 금리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편 장기간 지속된 낮은 금리가 가져온 부작용을 해소하고 거시경제 운용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금리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무시하기 어렵다.
우선 왜 금리를 올리는지 의도가 중요하다. 금리 인상의 성격에 따라 경로가 결정되고 이에 따라 자산시장의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을 하는 이유는 첫째, 경기 및 물가 호조에 따른 선제적 금리 인상이다. 둘째, 지나치게 낮은 금리 수준을 정상화하는 목적이다. 마지막으로 경기 및 자산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현재 금리 인상은 선제적 대응 성격보다 통화정책 정상화의 의미가 더 크다고 판단된다. “금융 완화를 줄여갈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상화 목적의 금리 인상은 경기 및 물가 회복에 상응한 후행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금리 인상의 경로도 경기 수준에 발맞춰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회복이 동반된 금리 인상은 투자 관점에서 부정적 이슈가 아니다.
금리 인상 초기 금리와 주가는 동반 상승한다. 금리 상승이 경기가 정상화되는 긍정적 신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금리는 성장보다는 비용의 개념으로 작동하면서 자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세 번째 인상에 해당하는 기준금리 2% 수준부터 자산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인상 초기에 피해야 할 자산은 채권과 금이다. 금리 인상의 경로가 좀 더 명확해지는 연말까지 채권시장의 불안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금 또한 금리 상승에 취약하다. 반면 주식시장은 긍정적이다. 경기 사이클이 복원된다는 측면에서 성장주보다 경기순환주가 다수 포함된 가치주의 상승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 가치주에는 금융주, 소재, 산업재 섹터가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