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가격 경쟁력 떨어져 … 국내생산 접는 BYC

SPA 이어 유통업체 PB 공습에

‘중저가 대량생산’ 경쟁력 뚝

전주 공장 이르면 내년 초 폐쇄

비비안·쌍방울·좋은사람들도

고급화·협업으로 생존 안간힘







# 속옷업체 BYC(001460)는 ‘중저가 대량생산’의 대명사다. BYC 전신인 ‘백양’은 1979년 전주시 팔복동에 지금의 봉제공장을 설립해 가성비 높은 중저가 이너웨어 시장을 열은 장본인이다. 이런 BYC가 전주 공장 폐쇄를 추진 중이다. 전주공장을 인도네시아 공장과 통합하기 위해서다. 전주공장 폐쇄는 이르면 내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주 공장 폐쇄가 마무리 되면 BYC의 국내 생산 기자는 다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토종 속옷 업체 중 국내 공장을 운영하는 곳은 신영와코루가 유일하게 됐다.




BYC의 국내 생산기지 폐쇄는 현재 토종 속옷 업체가 처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속옷 시장은 2013년 1조 142억 원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2014년 1조5,276억 원, 2015년 1조8,868억 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토종 속옷 전문업체는 아웃소싱을 하거나 해외 공장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속옷 시장이 커지는 이면에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한 영향이 크다. 최근 몇 년 간 SPA 브랜드의 공습을 시작으로 게스, 캘빈클라인, 리바이스, 엘르와 같은 해외 이너웨어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아웃도어 브랜드들까지 이너웨어를 만들어 팔고 있다. 여기에 유통업체도 PB(자체상품)를 통해 속옷 시장에 진출했다. 가성비가 높은 유니클로의 히트텍과 같은 이너웨어 대체 제품도 시장에서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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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BYC다. BYC의 경우 중저가 대량생산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임가공비나 관세 부담이 적은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해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밖에 없다. BYC 측은 “개성 공단이 막힌 상황에서 이미 몇 년 전 중국에서도 발을 뺐다”며 “생산성이 높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해 손실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전했다.

란제리 등 고급 제품을 판매하는 비비안이나 비너스 등 국내 양대 토종업체들은 적자를 탈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남영비비안(002070)은 매출액 1,016억 원, 영업이익 -3억 원을 기록했고, 신영와코루는 각각 924억 원, 25억 원, 쌍방울은 613억 원, 100억 원 등을 기록했다.

토종 속옷업체들은 이에 따라 젊은 층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회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한편에서는 ‘고급화 전략’을 구사 중이다. 쌍방울은 최근 비(非)이너웨어 사업에 진출했다. 좋은 사람들 ‘예스’는 언더웨어에도 패션성을 가미시켜 상하 믹스매치가 가능한 코디네이션 제품을 기획해 젊은 여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영비비안은 최근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지난 7월 브랜드 최초로 상설매장 ‘수원 매탄점’을 오픈하며 아웃렛 시장에 발을 들여 놓기도 했다. 58년 전통의 일본 유명 속옷 기업인 ‘이즈미’와 협업한 기능성 제품을 내놓는 등 성정 동력 마련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심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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