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가을 밥도둑을 잡아라’ 3부 ‘햇볕이 키우고 흙이 거들고’ 편이 전파를 탄다.
▲ 자연‘愛’산다, 자연을 닮은 부부의 가을 아욱 밥상
“자연에서 나는 것만 먹으면 다 보약이야, 보약”
경상북도 안동시, 새소리 지저귀는 고즈넉한 시골에 자리 잡은 한옥. 이곳엔 정영자(62), 김광호(68) 부부가 산다. 8년 전, 김광호 씨가 60세가 되자마자 도시생활을 접고 이곳으로 터전을 잡은 부부. 귀농 8년차라 아직 배울 게 많은 농부지만 확실히 알게 된 것은 단 하나! 농사란 욕심내지 않고 하늘의 뜻에 맞춰 자연이 주는 만큼 만족해야 탈이 안 난다는 것이다.
오늘은 부부가 고구마를 거두는 날. 수확량은 뒷전, 이 사람 주고, 저 사람 줄 생각에 부부는 그저 설렌다. 집 앞마당 3천 평 땅에 여러 종류의 채소를 심었는데, 제철 채소는 웬만한 고기만큼 영양이 풍부하다고. 일을 마치고 제철을 맞은 아욱으로 밥상을 차리는 아내. 가을 아욱은 ‘사립문 걸어놓고 먹는다.’, ‘사위만 준다’ ‘가을 아욱으로 끓인 된장국을 3년만 먹으면 외짝문 으로는 못 들어간다’ 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 별미.
찬바람이 솔솔 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욕심 없이 사는 부부의 산골 자연 밥상을 만나본다.
▲ ‘인삼보다 낫다’는 가을무, 맛보러 가세~
“무를 안 먹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속이 안 좋더래요. 그랬는데 무를 먹고 다 좋아 졌대”
경상북도 안동, 가을맞이가 한창인 어느 농촌마을에는 손맛 좋기로 소문난 김시영(85), 김시향(75), 김시홍(79) 할머니가 산다. 맏언니 김시영 할머니는, 머리도 하얗게 세고 체구도 아담하지만 동생들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일도 잘하는 근면 왕. 새빨갛게 익은 오미자를 똑같이 따는데도 양이 월등히 많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뽑아온 무로 밥상을 차리는 할머니들. 85세 김시영 할머니가 여태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무’에 있다는데! 경상도 지방의 주식이었던 무밥은 무가 실해지는 가을에 먹는 것이 최고. 뜨끈한 솥 밥에 양념장 한 숟갈 떠 쓱쓱 비비면 다른 반찬 필요 없는 밥도둑이다.
거기다 찬바람 잊게 하는 뭇국, 안동 사람들은 다 안다는 안동의 별미 ‘무 식혜’까지 새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푸짐한 밥상이 가을을 알린다.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