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1,110원대로 내려앉은 원달러 환율이 나흘째 하락 출발했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세 행진이 계속되면서 원화 강세가 더욱 힘을 받은데다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달러 환율은 아래를 바라보고 있다. 외환당국은 “매우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경계 신호를 보냈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원 내린 1,112원5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연중 최저점(1,110.5원·7월 27일)이 눈앞이다.
밤 사이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의 경제상황에 대해 “태풍 피해에도 불구하고 경제활동은 양호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으며, 노동수요도 여전히 높다”며 양호한 진단을 내렸다. 이에 12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더 높아졌고 달러화도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일(현지시간) 전 거래일보다 0.22% 오른 94.76을 기록했다.
이런 달러화 강세도 원화의 강세에는 당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에 지명될 것이 확실시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원화를 포함 신흥국 통화는 더욱 강세를 탄 상황이다. 글로벌 위험선호 분위기가 힘을 받으면서 전 세계 증시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코스피는 개장 직후 또 한 번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중 2,560선을 넘어섰다. 5일째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면서 증시 활황을 이끌고 있어 외환시장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10원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연저점이 위협을 받으면서 당국의 개입 경계가 강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이날 외환당국 고위 관게자는 “최근 며칠 동안 원화가 유독 강세였다”며 “매우 주의 깊게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수입업체의 저점 매수와 해외투자 수요도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의 낙폭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대비 4원80전 내린 974원38전에 거래를 시작한 뒤 조금 뛰어오른 상태다. 오전 9시 50분 현재 977원23전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가 엔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엔화 약세는 심화됐지만 당국의 개입 경계가 원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