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64·사진) 전 감독이 위기에 봉착한 한국 축구를 향해 “언제까지 히딩크 감독을 그리워하고 외국인 감독이 와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일침을 가했다.
차 전 감독은 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레전드투어 인 코리아’ 공식 기자회견에서 “‘축구선수 차범근’이라는 이름으로 소개하기 민망하다. 한국 축구의 현실 앞에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같이 인사말을 건넸다.
그는 “이 자리는 독일프로축구연맹과 함께 분데스리가를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자리”라고 설명한 뒤 “다만 많은 축구 팬이 한국 축구를 걱정하는 현시점에서 분데스리가와의 직접적이고 친밀한 교류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홍보대사 역할을 기쁘게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차 전 감독은 독일의 경험과 시스템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은 2000년대 큰 위기에 빠져 진통을 겪었지만 비판 과정을 거치면서 건강한 시스템을 갖췄다”며 “우리도 고민해야 할 시기다. 시스템 구축에 깊은 고심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탁월한 지도자를 키워내지는 못하겠지만 우수한 지도자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시스템 구축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8월 분데스리가가 선정한 ‘분데스리가 레전드 네트워크 앰배서더’에 이름을 올린 차 전 감독은 독일프로축구연맹이 오는 4일까지 한국에서 여는 홍보 행사에 참석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모리스 조지 독일 분데스리가 마케팅담당관, 차두리 국가대표 코치, 김대의 수원FC 감독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