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제미글로 연매출 1,000억 보인다

대웅제약 공동판매로 시너지

9월 한달간 처방액 70억 돌파

토종 신약 최초로 달성 유력





LG화학(051910)이 국산 신약 19호로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가 뒤늦게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내 첫 ‘연 매출 1,000억원’ 신화에 도전한다. 한국인에게 최적화한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 공동 판매에 나선 대웅제약(069620)의 영업력이 뒷받침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제미글로의 지난 9월 월 처방액이 7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5월 60억원을 돌파한 후 불과 4개월 만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처방액이 국산 신약 최초로 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국적 제약사의 당뇨병 치료제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 점유율도 만년 4위에서 부동의 3위로 올라섰고 이제는 2위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제미글로는 LG화학(옛 LG생명과학)이 47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토종 당뇨병 치료제다. 2003년 7월 신약 개발에 착수해 2년 뒤인 2005년 신약 후보물질을 발견했다. 이후 각종 임상시험을 거쳐 2012년 국산 신약 19호로 이름을 올렸다.


기대를 모았던 당뇨병 치료제였지만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출시 이듬해인 2013년 56억원에서 2014년 150억원을 기록했고 2015년 276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통상 국내에서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의약품을 ‘블록버스터’로 부르지만 워낙 개발비가 많이 투입돼 LG화학은 한동안 체면을 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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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1월 대웅제약과 공동 판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월 20억원 수준에 그쳤던 처방액은 50억원까지 늘었고 지난해 국산 신약 최초로 연매출 500억원을 넘어섰다. 경쟁이 치열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이 정도로 단기간에 성장세를 기록한 제품은 전무후무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제미글로의 선전에는 대웅제약의 막강한 영업력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대웅제약은 앞서 MSD의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를 국내에 판매해 연매출 1,000억원대의 1위 제품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MSD가 판권을 종근당으로 넘기자 LG화학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다. 제품 자체의 우수한 효능도 제미글로의 경쟁력이다. 국내에서 임상시험을 주로 진행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인의 당뇨병 특성에 최적화된 치료제라는 평가를 받는다. 초기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유병 기간이 긴 당뇨병 환자에 있어서도 혈당 조절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이다.

LG화학은 여세를 몰아 제미글로의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전 세계 104개국과 수출계약을 체결한 뒤 협력사를 통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인도와 중남미 10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조만간 수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제미글로에 고지혈증 치료제를 더한 복합제 ‘제미로우’까지 출시하는 등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죄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간 국산 신약으로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이 경쟁사의 후속작에 밀리거나 효능이 기대보다 저조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초기의 부진한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연구개발을 이어온 LG화학과 대웅제약의 막강한 영업력이 더해진 결과”이라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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