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사진) 경기도지사는 2일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길은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통합전당대회”라며 “바른정당 의원 대다수가 동의한 상태”라고 전했다.
남 지사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길이 있는데 우리가 왜 ‘분당’이라는 벼랑 끝으로 가야 하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남 지사의 제안은 (한국당과의) 통합파와 자강파가 대립해온 당내에서 ‘제3의 길’로 부상했다. 전날 열린 바른정당 의총에서도 자강파인 유승민·하태경·지상욱 의원을 제외한 대다수가 이 방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 지사는 일단 13일 열릴 바른정당의 전대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대 강행으로 통합파가 탈당하고 교섭단체가 무너질 경우 ‘남은 사람끼리 뽑은 대표’가 무슨 의미냐는 것이다. 통합파 대표 격인 김무성 의원이 논의의 데드라인을 사실상 마지막 의총인 5일로 못 박은 것에 대해서도 “통합 전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보자는 의미”라며 “한두 사람 고집으로 ‘전대는 치른다, 싫으면 나가라’고 하는 게 민주주의냐”고 반문했다.
통합 전대의 전제조건으로는 한국당의 국정 농단 세력 정리와 양당의 기득권 내려놓기를 꼽았다. 그는 “과거 우리가 못하고 나온 것(친박 청산)을 지금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시도하고 있다”며 “한국당에서 이런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동안 바른정당도 뭉쳐서 전대를 연기하고 통합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제명 외에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거취 문제를 두고는 “그건 그분들(한국당) 몫”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통합전대 후에 관련 논의를 진행해도 무방하다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남 지사는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서로 진짜 보수라고 공방을 벌이는 것에 대해 “성숙한 자유주의야말로 진정한 보수”라며 “이 가치로 시장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강한 안보를 이룩하는 것이 보수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대당 통합이 보수 통합으로 가는 첫 단계다. 홍 대표도 이 부분을 검토해주기를 바란다”며 남 지사의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호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