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가 조성 중인 여성기금에 5,000만달러(약 557억원)를 지원하고 직접 만찬까지 대접하는 등 극진한 손님 접대 문화인 ‘오모테나시’를 베풀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인 이방카를 적극 지지하면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무역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국제여성회의 2017’에 참석해 이방카가 설립에 관여한 여성기업가 지원기금으로 5,000만달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방카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 했다. 저녁에는 아베 총리가 직접 만찬을 대접했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을 앞두고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이방카를 적극적으로 지지함으로써 미일 우호 무드를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안보 공조를 이뤄내 개헌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대일 무역적자 문제 시정 요구는 방어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아베 총리는 백악관의 실세인 이방카의 마음을 사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 분위기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주요 정책에 대해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남편인 제러드 쿠슈너는 백악관 선임고문으로서 정식 참모로 활동하고 있다. 이방카는 미모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며 미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7 세계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100명’ 중 19위로 꼽힌 바 있다.
교도통신은 이방카와 아베 총리의 만찬 계획을 전하며,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전에 일본의 ‘오모테나시’를 통해 강고한 미일 관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방카는 오는 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2박 3일 동안 도쿄에 머무른다. 당초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수행해 일본에 이어 한국과 중국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세제개편 업무를 이유로 이를 취소했다.
/박민주·변재현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