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경제학자의 사생활 외]손해보지 않는 경제학자의 투자법은

■경제학자의 사생활(하노 벡 지음, 와이즈맵 펴냄)

■인플레이션(하노 벡 외 2인 지음, 다산북스 펴냄)



“경제학자가 주식을 사면 절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책 띠지의 문구가 솔깃했다. 아닐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책을 넘겼다. 첫 장에서 저자는 “경제란 바로 일상에서, 자신의 삶에서 최고의 것을 끌어낸다는 뜻”이라며 경제학이 ‘돈을 버는 데 전념하는 학문’이라는 여기는 것은 피상적인 선입견이라고 밝힌다. 경제학자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인간의 이익이며 돈은 그런 이익을 측정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일 따름”이라고 선을 긋는다.

솔직하게 시작해서 더욱 와 닿는 책이다. 독일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저자는 돈 버는 인생이 아니라 합리적인 삶을 제안하며 자신의 사생활을 열어젖혔다. 저자는 마트 계산대의 긴 줄은 왜 꼭 내가 선 줄보다 옆줄이 빨리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인지를 불균형 제거의 매커니즘으로 설명한다. 요는 그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얘기다.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자 그다음 해는 새끼돼지 축산 농가가 확 줄었고 많은 이들이 동시에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다음 해 돼지고기는 품귀 현상을 빚고 가격이 비싸진다. 그러면 다시 농가는 돼지를 많이 사육하고 다시 가격은 곤두박질친다. 이른바 ‘돼지 사이클’은 쌀·배추 등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집값이 비쌀 때 건축을 계획하더라도 건물이 완성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완공 후에 집값이 곤두박질치는 현상을 설명할 때도 적용된다.


책은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할지 좀 더 잘지, 점심시간에 기사들이 추천한 식당과 줄이 길게 선 식당 중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세금을 당장 내야 할지 연말에 내야 할지 같은 일상의 고민을 소재로 경제학적 사고 방식을 일러준다. ‘결정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될 책이다. 1만4,500원.

관련기사





한편 왕성하게 활동하는 저자 하노 벡이 우르반 바허, 마르코 헤르만과 공동으로 집필한 ‘인플레이션’도 신간으로 나왔다. 책은 2,000년 전 화폐의 탄생과 함께 시작돼 거의 모든 시대 모든 나라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의 역사를 거대 서사시처럼 펼쳐 보인다. 돈이 탄생하고 발전한 과정부터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진단한데 이어 20세기 인플레이션과 금융위기, 금융정책 등을 훑는다. 저자 하노 벡은 “인플레이션의 피해자는 언제나 소시민”이라며 소시민들이 금융위기 시대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자본주의의 근간인 인플레이션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거를 알고 현재를 진단하는 것은 결국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어떻게 인플레이션의 흐름에 올라탈지, 금융위기 시대의 투자는 어떤 방식이어야 할지 건네는 조언들이 침착하다. 1만8,000원.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